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형 항공사(FSC) 중심으로 내년 추석 연휴 항공권 예약이 풀리자 미리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내년 추석 연휴는 공휴일과 이어져 따로 휴가를 내지 않아도 한 주 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때문에 1년 전부터 사람들이 몰리고 있지만 그만큼 항공권 가격도 뛰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추석 연휴는 10월3일 개천절을 시작으로 같은달 4~5일은 주말, 6~8일은 추석 연휴, 9일 한글날까지 빨간날만 무려 7일이 연달아 있다. 여기에 10일(금요일) 연차를 하루만 쓰면 그 뒤 이어지는 11~12일 주말까지 포함해 총 열흘간의 초장기 연휴를 만끽할 수 있다.

실제로 출발일 361일 전부터 항공권 구매가 가능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추석 연휴 항공권 예약이 풀리자마자 여행객 수요가 몰려 인기 노선 항공권 가격이 급등했다. 해외 인기 휴양지 항공권 가격은 예년 대비 5~8배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내년 추석 연휴 첫 날인 10월3일에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 가운데 가장 빠른 예약 현황을 보이고 있는 노선은 하와이와 괌이다. 내년 10월3일 서울에서 하와이 호놀룰루로 가는 일반석 항공권은 이미 한 자리도 남아있지 않다. 10월4일 출발의 경우 이코노미 항공권 가격이 182만6600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10월21일 출발 항공권 가격이 86만100원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뛴 가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권 가격은 노선마다, 시기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언제 사는 것이 저렴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경향성을 보면 출발일 기준 D-361에 항공권이 오픈되자마자 구입하는 게 시간이 지난 뒤 사는 것보다는 저렴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특히 1년 전부터 판매에 나서는 마일리지 항공권 예매는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이달 초부터 온라인상에서는 내년 추석 연휴에 출발하는 마일리지 항공권을 발권하려는 사람들의 '클릭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 연말 만료 예정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소진하려는 이들까지 몰리면서 과열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부터 유효기간 10년이 지난 마일리지를 소멸하지만 코로나 기간을 감안해 3년을 연장했는데 올해 말이 말료시점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추석 연휴 기간 항공권 예약 및 마일리지 관련 문의 전화 증가로 예약센터 상담원 연결이 평소보다 지연되기도 했다. 이에 예약센터 대신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 챗봇 서비스 또는 이메일 문의를 통한 상담 이용을 당부했다.

일부 고객은 시간이 지나면 항공권 가격이 지금보다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는 반면 또 다른 고객들은 나중에는 비싼 가격의 항공권마저 동이 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인기 노선의 저렴한 이코노미 항공권은 대부분 판매 완료됐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내년 추석 항공권 스케줄을 아직 오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년 추석 연휴가 포함된 LCC들의 하계 스케줄(3월 말~10월 말)은 통상 올해 12월에서 내년 1월 사이에 오픈된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항공업이 특히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받는 업계라 내년 추석 연휴 같이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운임으로 항공권을 판매할 수 밖에 없다"며 "예약 오픈일에 항공권 구매를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출발 전에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으니 수시로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