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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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비경제활동인구가 늘고 있다. 9월 기준 지난 20년간 최다를 기록한 것이다. 이중 가사를 하는 남성 인구 수도 같은 기간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 최근 건설업·제조업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악화된 것이 남성 일자리 한파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9월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3.4% 늘어난 611만8000명으로 지난 20년간 같은 달 기준 최다로 집계됐다. 증가 폭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4.5%)를 제외하면 20년간 최고다.
그래프=신현보 기자
그래프=신현보 기자
절대적인 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남성이 적지만, 여성 비경제활동인구가 최근 4년간 내리막길을 걸어온 것과 대조인 분위기를 보인다. 9월 기준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2020년 1078만2000명→2021년 1061만6000명→2022년 1033만6000명→2023년 1015만7000명→2024년 1000만7000명으로 내림세다.

남성 비경제활동인구 중 가사 인구도 9월 기준 20년간 최다였다. 9월 남성 가사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11.6% 증가한 2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이후 이 그래프는 증가세를 보인다. 남성 육아 인구도 역대 2번째로 높은 2만명에 달했다. 가장 높았던 것은 지난해 같은 달의 2만1000명으로, 전년과 비슷하게 안 좋은 흐름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그래프=신현보 기자
그래프=신현보 기자
그간 여성 중심적이었던 가사나 육아 활동을 남성들이 확대하는 것은 고무적인 한편, 그만큼 남성들의 일자리가 많이 몰린 기존 산업이 위태롭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건설업 일자리가 10만명 줄고, 도매 및 소매업이 10만4000명 줄어든 게 일례다. 9월 고용통계에 따르면 건설업 일자리는 10만명 줄었는데, 10차 산업 분류로 개정된 2013년 이후 역대 최대 낙폭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를 바라보면 한동안 이러한 흐림이 계속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은 고용의 질 등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비경제활동인구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라 경기 악화 속 비경제활동인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금리를 추가적으로 큰 폭으로 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건설 경기나 내수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주력 산업이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산업 경쟁력은 낮아지고, 조선과 같은 큰 산업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