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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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21~25일) 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에선 대체로 기업들이 호실적을 잇따라 내놨지만 한국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편입 종목들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4조9416억원으로, 1주일 전 대비 1.91% 하향됐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하향폭이 7.07%에 달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실적 회복 기대감이 둔화됐고, (환율 하락에 따라) 수출 기업들의 환율 효과가 축소된 영향”이라며 “실적 전망이 양호한 기업들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2주 동안 3분기와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가 모두 상향된 업종은 유틸리티, 통신, 증권, 조선, 상사·자본재 등이다.

미국증시에는 실적시즌이 '약'이 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3분기 실적시즌은 미국과 한국 기업들 사이의 업황 차이가 부각되는 기간이 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미국 기업들 중 79%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주 뉴욕증시에선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주 실적이 포함된 3분기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업종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충격은 반도체 업종 전체로 퍼지며 지난 16일 삼성전자는 6만원선이, SK하이닉스는 19만원선이 각각 붕괴됐다. 이후 TSMC 호실적에 힘입어 회복조짐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시 힘이 빠져 ‘6만전자’ 회복과 ‘19만닉스’ 사수에 실패했다.

다음주에도 우리 증시에 영향을 줄 만한 미국 기업 실적 발표가 다수 예정돼 있다. 현지시간으로 22일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23일에 테슬라와 램리서치가, 24일엔 아마존과 캐터필러가 각각 지난 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한국에서 실적 발표가 예정된 주요 기업은 POSCO홀딩스(21일), 삼성바이오로직스(22일), 삼성물산·우리금융지주(23일), SK하이닉스·현대차·기아·KB금융(24일), 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현대모비스(25일) 등이다.

중국의 통화정책도 증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최근 경기부양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20일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9월·10월 연속 금리인하에 이어 20일 중국 인민은행의 LPR까지 인하된다면 글로벌 통화정책 기대가 강해질 수 있다”며 “최근 발표된 경기부양정책 실효에 대한 의구심에 고점 대비 10% 이상 조정받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반등은 물론, 코스피로 훈풍이 유입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20일도 안 남은 미국 대선과 관련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열세를 보이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어서다. 김영환 연구원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왔고, 선거 베팅 사이트의 승리 확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며 “이에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대선 불확실성에 따른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눈여겨 볼 만하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미국 대선 전 글로벌 증시가 조정 압력을 받는 경향을 보여왔으며, 국내 증시의 경우 선거가 임박할수록 조정 압력이 더욱 거세졌다”면서 “대선 이후에는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반등 양상이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대선 전 조정이 매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