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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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채권도 자산배분 필요"…금리 인하기 '장기채' 주목 [류은혁의 채권 투자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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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교과서 <9>
분석편, 채권 투자전략

금리 인하기, '장기채' 가치 높아져
바벨형과 시소형 전략 눈여겨봐야


채권 투자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고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다. 금리 인하는 채권 투자자에겐 호재로 여겨진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르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는 정부나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약속된 만기일에 발행된 원금과 이자율만큼 돌려받는다. 이미 발행된 채권은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약정 이자율을 유지한다. 기존 채권 매력은 높아지고 이를 구매하려는 수요도 덩달아 늘어 기발행된 채권의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금리 인하기 장기채 비중↑

금리 인하기엔 상대적으로 장기채가 유리하다. 장기채는 단기채와 비교해 듀레이션이 길다. 듀레이션은 채권에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다. 듀레이션이 길다는 것은 금리 변동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다는 의미다.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 위험도 높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듀레이션이 긴 채권은 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1%포인트 하락했을 때 만기가 1년 남은 채권은 가격이 1% 오르지만, 만기가 20년 남은 채권은 가격이 20% 상승한다.

신흥국 채권에 돈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 금리 인하기 시중 유동성이 늘면 투자금은 경제성장률이 높은 신흥국으로 흘러 들어간다. 신흥국은 미국보다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쓰기 때문에 채권 투자 매력이 높다. 대표적으로 표면금리가 연 10%를 넘는 브라질 국채 등이 있다. 다만 환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

채권 투자에도 전략 필요

채권 투자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양극단에 투자하는 '바벨형'과 고르게 투자하는 '사다리형', 한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불렛형'이 대표적이다.

금리 인하 초기엔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단기채와 장기채를 함께 가져가는 바벨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벨형은 우리가 헬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벨을 생각하면 된다. 양극단에 투자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챙기는 것이다.

단기채는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이 낮다. 장기채는 수익률이 높지만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크다. 이 두 가지 채권을 동시에 보유해 금리 상승과 하락에 따른 투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주식 투자에 비유하면 대형주와 소형주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 '높은 안정성, 상대적으로 적은 기대수익률'의 대형주와 '높은 변동성, 높은 기대수익률'의 소형주 투자하는 것이다.

가파른 금리 인하가 예상될 경우 장기채에 좀 더 비중을 두는 시소 전략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금리 인하 폭이 커질수록 장기채 가치는 높아지는 구조다. 최근 Fed의 빅컷을 단행 이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폭을 두고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당분간 큰 폭의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다시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