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신동 소문이 자자했던 '쿼크의 아버지'
1929년 태어난 머리 겔만은 신동이었다. 세 살 때 복잡한 암산을 했다. 월반을 거듭해 14세에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의 명문 예일대에 입학했다.

고고학이나 언어학을 공부하겠다고 하자 아버지가 말했다. “그따위 학문은 굶어 죽기에 딱 맞지” 하고 물리학을 권했다. “내가 보기에 요즘 물리학은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 같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그렇고 양자 이론이라는 새로운 물리학도 그렇고.”

선견지명이 있었다. 겔만은 196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쿼크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증명한 공로였다. <세 개의 쿼크>는 이런 쿼크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저자 김현철은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다. 원래 시인이 꿈이었다는 그는 전작 <강력의 탄생> 때부터 ‘이야기가 살아 있는’ 대중과학서를 선보이고 있다. <세 개의 쿼크>는 입자물리학과 핵력의 역사를 다룬 삼부작 가운데 두 번째 책이다.

물리학자들은 원자가 가장 작은 입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곤 전자, 양성자, 중성자까지 찾아냈는데 1947년 이제껏 본 적 없는 입자 두 개가 우주에서 발견됐다. 이들 입자가 쿼크라는 더 작은 입자로 이뤄져 있을 거라고 이론으로 보여준 사람 중 한 명이 ‘쿼크의 아버지’ 겔만이다.

어니스트 로런스, 이휘소 등 다양한 물리학자가 등장하면서 세상의 비밀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