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 미끼로 '구매확정'…주부 울린 로봇청소기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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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배송 5일후 정산' 악용
본품 아닌 증정상품 먼저 보내
시간 끌다 판매대금 받고 '먹튀'
경찰, 스토어 운영자 수사 착수
본품 아닌 증정상품 먼저 보내
시간 끌다 판매대금 받고 '먹튀'
경찰, 스토어 운영자 수사 착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고급 로봇청소기를 싸게 판다’고 구매자를 모은 뒤 실제로는 물건을 보내지 않은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 사은품을 배송받아도 시간이 흐르면 자동으로 ‘구매 확정’이 되는 허점을 노린 사례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전북 임실경찰서는 온라인몰 B스토어 운영자 한모씨에 대해 사기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B스토어는 지난 7~8월 ‘소량만 생산하는 W사의 프리미엄 로봇 청소기를 128만원에 판다’고 선전했다. 해당 스토어는 ‘예약 구매가 끝나면 정가인 158만원으로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도 공지했다.
소비자들은 이를 믿고 W사 로봇 청소기를 구매했지만 배송 예정일이 한참 지나도 물건은 오지 않았고, B스토어는 피해자의 환불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다. 피해가 발생한 스토어는 총 네 곳으로 대표 명의가 동일해 같은 업체로 보인다. B스토어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8명, 피해액은 3584만원 규모다. 그러나 B스토어 판매 페이지에만 주문 수량이 354개로 표기돼 전체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자는 스마트스토어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구매자들에게 사은품 명목으로 ‘냉감 이불’을 먼저 보냈다. 배송이 완료되면 5일 후 자동으로 구매가 확정되고 네이버로부터 물건값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피해자 정모씨는 “수도 없이 전화를 걸고 문의를 남겼지만 한 달 넘게 돈을 못 돌려받아 결국 서울 금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B스토어 측은 “공장에서 생산이 지연돼 물건을 보내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변호사는 “로봇청소기를 공급받아 판매할 능력이 없었는데도 구매자들에게 배송을 약속했다면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배송 전 구매 확정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를 막기 위해 지난 2월 판매자 제재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은품을 먼저 보내 자동으로 구매 확정되는 사각지대를 신경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판매자가 구매 확정을 조작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에서 막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18일 경찰에 따르면 전북 임실경찰서는 온라인몰 B스토어 운영자 한모씨에 대해 사기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B스토어는 지난 7~8월 ‘소량만 생산하는 W사의 프리미엄 로봇 청소기를 128만원에 판다’고 선전했다. 해당 스토어는 ‘예약 구매가 끝나면 정가인 158만원으로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도 공지했다.
소비자들은 이를 믿고 W사 로봇 청소기를 구매했지만 배송 예정일이 한참 지나도 물건은 오지 않았고, B스토어는 피해자의 환불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다. 피해가 발생한 스토어는 총 네 곳으로 대표 명의가 동일해 같은 업체로 보인다. B스토어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8명, 피해액은 3584만원 규모다. 그러나 B스토어 판매 페이지에만 주문 수량이 354개로 표기돼 전체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자는 스마트스토어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구매자들에게 사은품 명목으로 ‘냉감 이불’을 먼저 보냈다. 배송이 완료되면 5일 후 자동으로 구매가 확정되고 네이버로부터 물건값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피해자 정모씨는 “수도 없이 전화를 걸고 문의를 남겼지만 한 달 넘게 돈을 못 돌려받아 결국 서울 금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B스토어 측은 “공장에서 생산이 지연돼 물건을 보내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변호사는 “로봇청소기를 공급받아 판매할 능력이 없었는데도 구매자들에게 배송을 약속했다면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배송 전 구매 확정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를 막기 위해 지난 2월 판매자 제재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은품을 먼저 보내 자동으로 구매 확정되는 사각지대를 신경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판매자가 구매 확정을 조작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에서 막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