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지난 16일 치러진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원인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후보 단일화까지 했지만 4월 총선보다 낮은 득표율을 거두면서다.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은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금정 선거에서 ‘공성’보다 ‘수성’에 들인 공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 영광·곡성 군수 재선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여야 격전지로 예상된 금정구 공략에 소홀했다는 의미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부산 지역의 지지세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조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이 선거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며 다시 한번 민주당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반발하고 나섰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조국혁신당은 야권 지지자들이 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해서 자신들을 선택했는지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유권자들이 윤석열 정부 반대에 힘을 싣기 위해 조국혁신당을 지지했지만, 실제로 지역 행정을 책임질 정치 주체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조 대변인은 또 “‘왜 안방에서 너희끼리 싸우고 있냐’는 말이 나오는데도 호남에 후보를 내놓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조국혁신당이 무리하게 호남 지역에 군수 후보를 내면서 민주당이 금정구에 당력을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16일 재·보궐선거의 여야 승부처로 떠오른 금정에서 김경지 민주당 후보는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에게 22.1%포인트 차이로 참패했다. 선거 중간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윤 후보를 소폭 앞서기도 했지만 결과는 4월 총선 당시 양당 후보의 득표율보다 8.8%포인트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