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의 '김혜자 도시락' 모델인 배우 김혜자씨가 GS25 전용공장 후레쉬퍼스트에 방문해서 도시락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GS25의 '김혜자 도시락' 모델인 배우 김혜자씨가 GS25 전용공장 후레쉬퍼스트에 방문해서 도시락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00 최강자’, ‘매출 효자 식품’, ‘00의 원조’, ‘대표 메뉴’… 최근 식품업체가 자사의 ‘스테디셀러’ 상품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충성 팬층 공략에 나섰습니다. 잘 팔리는 제품을 개선해 재출시하는가 하면 디자인을 바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겠다는 전략입니다.

편의점 GS25는 스테디셀러 ‘혜자로운집밥 도시락’(김혜자도시락) 시리즈에 대한 전면 리뉴얼을 오는 29일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메뉴는 △반반제육 △너비아니닭강정 △7첩반상 △통통쏘야불고기 등입니다.
김혜자씨가 GS25 전용공장 후레쉬퍼스트에 방문해서 도시락을 시식하고 있는 모습. 사진=GS리테일 제공
김혜자씨가 GS25 전용공장 후레쉬퍼스트에 방문해서 도시락을 시식하고 있는 모습. 사진=GS리테일 제공
배우 김혜자를 앞세워 2010년 출시된 김혜자도시락은 7년여간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고 ‘혜자롭다’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GS25의 메가 히트 상품으로 꼽힙니다. 계속되는 고객들 요청에 지난해 2월 재출시됐는데요. 지난달까지 이 도시락 누적 판매량은 3500만개를 돌파했습니다. 금액으로 치면 도시락으로만 약 1600억원어치를 판 셈입니다.

이번에 리뉴얼된 김혜자도시락은 기존에 가진 특장점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고품질’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입니다. GS25는 반찬 구성부터 원재료, 용기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보완했습니다. 지난 8일 반반재육은 메인 반찬 제육의 원재료를 한돈으로 바꾸고, 너비아니 닭강정은 나물 종류를 애호박나물로 변경해 메인 메뉴와 조화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이들 상품 모두 김혜자도시락의 시그니처로 꼽히는 계란 프라이와 흑미밥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는 29일까지 순차적으로 리뉴얼 출시되는 김혜자도시락시리즈 4종. 사진=GS25 제공
오는 29일까지 순차적으로 리뉴얼 출시되는 김혜자도시락시리즈 4종. 사진=GS25 제공
오는 29일에는 신메뉴가 출시된다고 합니다. 박종서 GS리테일 도시락 MD는 “김혜자도시락은 높은 품질과 특유의 가성비를 앞세워 편의점 도시락의 전성기를 이끈 상품”이라며 “GS25가 편의점 도시락 최강자로써 쌓아온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맛과 품질로 든든한 한 끼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원조 티라미수 맛집’으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카페 투썸플레이스는 15년간 스테디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킨 시그니처 제품 ‘마스카포네 티라미수’를 리뉴얼 출시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끈 ‘티라미수 케익 챌린지’에 힘입은 영향도 있습니다. 기존 메뉴는 ‘투썸 오벌 티라미수’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는데요. 출시 3주 만에 전년 동기 대비 4배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리뉴얼 출시 후 인기를 끌고 있는 투썸플레이스 '오벌 티라미수'. 사진=투썸플레이스 제공
리뉴얼 출시 후 인기를 끌고 있는 투썸플레이스 '오벌 티라미수'. 사진=투썸플레이스 제공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재출시한 티라미수 제품은 케이크 층 사이에 마스카포네 무스를 가득 채운 것은 물론, 생크림을 아낌없이 올린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트렌드에 맞춰 세련된 오벌형의 케이크 모양을 택하는 방식으로 신선함과 세련미를 더했다”며 “이처럼 더 풍성해진 맛과 세련된 비주얼로 젊은 층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스테디셀러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을 바꾸고 한정판을 선보여 주목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오리온은 최근 50년간 ‘국민 과자’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초코파이情’의 패키지를 10년 만에 바꿔 선보였는데요. 해당 제품을 구매하면 30만개 한정으로 제공되는 증정품이 인기를 끈 것입니다. 이 증정품은 추억의 투명 패키지로 레트로 감성을 살려 포장한 것이 특징으로 여러 소비자의 추억을 자극하며 입소문을 탔다고 합니다.
오리온 초코파이情 제품 이미지. 사진=오리온 제공
오리온 초코파이情 제품 이미지. 사진=오리온 제공
새롭게 리뉴얼된 패키지는 초코파이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정체성)는 유지하면서도 감각적인 색상과 전통적인 패턴을 더해 세련미를 입혔다고 합니다. 오리온 관계자는 “반세기 동안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 나눴던 초코파이의 정(情)을 지속 이어갈 수 있도록 ‘情’을 크게 새겼다”며 “아래에는 ‘마음을 나누는 정(情)’이라는 문구도 삽입했다. 먹음직스럽게 잘린 초코파이를 감싸는 띠에는 과거 초코파이 패키지를 연상할 수 있는 파란색을 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오리온이 초코파이에 얽힌 소비자 사연을 공모한 결과, 지난 5~7월 2달간 8700여건의 사연이 접수됐다고 합니다. 이후 이 사연을 반영한 패키지를 선보인 결과 지난 6~8월 석 달간 제품이 1억개 넘게 팔려나가는 효과를 봤습니다. 오리온 관계자는 “50주년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했다”며 “반세기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만큼 앞으로의 50년도 초코파이의 ‘정(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출시 10주년을 맞은 해태제과 매출 효자 식품 '허니버터칩'. 사진=해태제과 제공
출시 10주년을 맞은 해태제과 매출 효자 식품 '허니버터칩'. 사진=해태제과 제공
해태제과는 ‘매출 효자’ 감자칩 스낵 ‘허니버터칩’ 출시 10주년을 맞아 양을 10% 늘린 대용량 한정판 제품을 선보입니다. 2014년 8월 출시된 허니버터칩은 출시 당시 전국적인 품귀 현상을 일으킨 제품인데요. 특유의 달콤하고 짭짤한 맛으로 '감자칩=짠맛'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전에 없던 ‘단짠맛’(달고 짠맛) 감자칩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총 2년이 넘는 연구개발 기간 29번의 도전 끝에 국산 아카시아꿀과 프랑스산 고메버터로 단짠맛을 완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실제 10년간 허니버터칩의 누적 매출은 지난달 기준 5500억원으로 늘었고 연평균 매출 규모는 500억원 이상으로 커졌습니다.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3억6000만 봉지로 국민 1인당 7봉지씩 먹은 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회사 측은 “새우깡, 맛동산, 꼬깔콘 등 30살 넘는 강자들이 즐비한 스낵시장에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며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올랐다”며 “10년 전 허니버터칩 품귀와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보내면 추첨을 통해 대용량 허니버터칩을 증정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근엔 ‘트렌드가 없는 게 트렌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젊은 층이 찾는 트렌드는 빠르게 변합니다. ‘왜 이걸 먹고, 찾고, 즐기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젊은 문화. 유통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이 즐기는 것들이 기업 마케팅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여깁니다. 다양한 트렌드를 다루고 연구하는 김세린의 트렌드랩(실험실)에서는 ‘요즘 뜨는 것들’을 소개합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