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이 낙점한 AI전력의 미래…원전계의 스페이스X될까[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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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SMR 원전 개발기업 '오클로'
빅테크 SMR 투자 소식에 주가 폭등
MIT 출신 핵공학자들이 2013년 창립
작년 뉴욕 상장…2억7600만달러 수혈
경수로·대형 원전보다 안전·설치 간편
현 주가 유지 시 초기 투자자 이탈할수도
빅테크 SMR 투자 소식에 주가 폭등
MIT 출신 핵공학자들이 2013년 창립
작년 뉴욕 상장…2억7600만달러 수혈
경수로·대형 원전보다 안전·설치 간편
현 주가 유지 시 초기 투자자 이탈할수도
"원자력 없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며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는 방법은 못 찾았습니다"
지난해 7월 소형모듈러원전(SMR) 개발업체 오클로가 상장을 선언한 뒤 오클로 이사회 의장이자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한 말이다. 약 1년이 지난 지금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은 앞다퉈 원전 개발기업들과 전력거래 계약을 체결하며 그의 예견을 증명하고 있다.
올트먼의 보증 때문일까. 원전 르네상스 때문일까. 지난 2주 동안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오클로 주가가 2배 넘게 뛰었다. 시가총액은 3조원을 넘었다. 일각에서는 매출을 하나도 못 낸 기업의 '순수한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베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클로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드윗은 어릴적부터 한 손에는 아버지의 손을, 다른 손에는 도넛을 쥐고 원자력 박물관을 찾던 '뉴클리어보이'였다. 플로리다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했고 MIT에서도 같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땄다.
드윗이 창업을 생각하게 된 것은 2007년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인턴을 하면서다. 2016년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그는 핵폐기물을 핵연료로 쓰는 용융염원자로를 연구하며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부는 산업계로, 기업들은 정부에 공을 돌리며 실제 개발에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드윗은 "기업가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MIT에서 엔지니어 경력이 있는 코클란과 만나 창업을 같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드윗의 이러한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손을 내민 사람이 바로 올트먼이다. 2013년 MIT에서 원전 관련 행사 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드윗을 만난 올트먼은 그의 원전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 열정에 감명받았다. 당시 올트먼은 캘리포니아 기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의 중책을 맡으며 스타트업들을 지원했다. 올트먼은 자신이 있는 캘리포니아로 드윗을 초대했다. 그해 드윗과 코클란이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오클로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다.
오클로는 그로부터 10년 뒤 뉴욕증권소에 상장하며 세상에 자신을 알렸다. 올트먼이 설립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알트씨와 합병하는 방식의 우회상장이었다. 올트먼은 2014년부터 오클로에 투자해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2분기까지 총 영업손실은 약 2514만달러로, 오클로가 기존에 언급한 연간 손실 전망치인 4000만~5000만달러에 일치하는 수준이다. 연구개발 비용이 영업손실의 57.19%, 나머지가 일반행정비용이었다.
크레이그 벌미어 오클로 최고기술책임자(CFO)는 "SMR이 수익화될 때까지 필요한 자금의 25~35%를 회사가 가진 현금으로 쓰고, 나머지 65~75%는 정부 예산, 대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클로는 2027년 자사 첫 SMR인 '오로라'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벌미어 CFO는 텍사스 석유기업 다이이몬드백에너지, 데이터센터기업 와이오밍하이퍼스케일 등과 체결한 계약을 통해 1.3기가와트(GW) 규모의 주문이 밀려있다고 했다. 상장 당시 700㎿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오로라는 15메가와트(㎿) 규모의 원자로 2개를 붙인 총 30㎿의 원전과 50㎿급, 100㎿급 원전을 모두 개발하고 있다. 냉각재는 액체로 융해된 상태의 금속 소듐을 이용한다. 또 기존 핵폐기물을 활용해 만드는 농축우라늄금속 연료를 핵연료로 쓴다.
오로라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안전성이다. 기존 경수로형 대형 원전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는 원자로 외부에 연결된 비상발전기, 순환 펌프 등의 고장이다. 지진, 쓰나미 등 외부 충격에 의해서 연결 시스템이 파괴되면 원자로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고, 노심 온도가 올라가 폭발에 이른다. 반면 오로라는 이러한 전달 계통이 하나의 용기 내에 갖춰져있으며, 냉각도 내부의 소듐이 식어가는 방식으로 이뤄져 훨씬 안전성이 높다.
오클로는 지난 15일 미 에너지부(DOE)로부터 연료제조시설 개념 설계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이를 통해 오클로는 설계 중인 액체금속 냉각 원자로에 고분석 저농축 우라늄(HALEU) 연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1일 9.15달러였던 오클로 주가는 18일 18.23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다음달까지 현재 주가가 유지될 경우 한 차례 하락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전까지 묶여있던 오클로 이사회 내 대형벤처캐피털(VC)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가 풀리기 때문이다. 오클로 주가가 60거래일 중 20거래일 동안 12~16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기존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가 가능하다.
지난달 시포트글로벌증권과 시티그룹은 규제 장애물, 연료 조달 및 관리 등과 관련된 우려를 거론하며 오클로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시티그룹은 목표주가를 11달러에서 1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지난해 7월 소형모듈러원전(SMR) 개발업체 오클로가 상장을 선언한 뒤 오클로 이사회 의장이자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한 말이다. 약 1년이 지난 지금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은 앞다퉈 원전 개발기업들과 전력거래 계약을 체결하며 그의 예견을 증명하고 있다.
올트먼의 보증 때문일까. 원전 르네상스 때문일까. 지난 2주 동안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오클로 주가가 2배 넘게 뛰었다. 시가총액은 3조원을 넘었다. 일각에서는 매출을 하나도 못 낸 기업의 '순수한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베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클리어보이, 올트먼과 만나 창업 꿈꾸다
오클로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인 제이콥 드윗과 캐롤라인 코클란이 2013년 설립한 에너지 기업이다. 약 17억년 전 핵분열이 자생적으로 발생한 아프리카 가봉 지역의 이름을 따왔다.오클로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드윗은 어릴적부터 한 손에는 아버지의 손을, 다른 손에는 도넛을 쥐고 원자력 박물관을 찾던 '뉴클리어보이'였다. 플로리다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했고 MIT에서도 같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땄다.
드윗이 창업을 생각하게 된 것은 2007년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인턴을 하면서다. 2016년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그는 핵폐기물을 핵연료로 쓰는 용융염원자로를 연구하며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부는 산업계로, 기업들은 정부에 공을 돌리며 실제 개발에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드윗은 "기업가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MIT에서 엔지니어 경력이 있는 코클란과 만나 창업을 같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드윗의 이러한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손을 내민 사람이 바로 올트먼이다. 2013년 MIT에서 원전 관련 행사 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드윗을 만난 올트먼은 그의 원전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 열정에 감명받았다. 당시 올트먼은 캘리포니아 기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의 중책을 맡으며 스타트업들을 지원했다. 올트먼은 자신이 있는 캘리포니아로 드윗을 초대했다. 그해 드윗과 코클란이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오클로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다.
오클로는 그로부터 10년 뒤 뉴욕증권소에 상장하며 세상에 자신을 알렸다. 올트먼이 설립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알트씨와 합병하는 방식의 우회상장이었다. 올트먼은 2014년부터 오클로에 투자해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3억달러 자산에 연 4000만달러 손실 예상…2027년 상용화가 변수
지난 8월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오클로의 총 자산은 2억9918만달러(약 4097억원)로 집계됐다. 알트씨와의 합병을 완료하며 지난 5월 약 2억7600만달러를 수혈받았다.2분기까지 총 영업손실은 약 2514만달러로, 오클로가 기존에 언급한 연간 손실 전망치인 4000만~5000만달러에 일치하는 수준이다. 연구개발 비용이 영업손실의 57.19%, 나머지가 일반행정비용이었다.
크레이그 벌미어 오클로 최고기술책임자(CFO)는 "SMR이 수익화될 때까지 필요한 자금의 25~35%를 회사가 가진 현금으로 쓰고, 나머지 65~75%는 정부 예산, 대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클로는 2027년 자사 첫 SMR인 '오로라'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벌미어 CFO는 텍사스 석유기업 다이이몬드백에너지, 데이터센터기업 와이오밍하이퍼스케일 등과 체결한 계약을 통해 1.3기가와트(GW) 규모의 주문이 밀려있다고 했다. 상장 당시 700㎿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오로라는 15메가와트(㎿) 규모의 원자로 2개를 붙인 총 30㎿의 원전과 50㎿급, 100㎿급 원전을 모두 개발하고 있다. 냉각재는 액체로 융해된 상태의 금속 소듐을 이용한다. 또 기존 핵폐기물을 활용해 만드는 농축우라늄금속 연료를 핵연료로 쓴다.
오로라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안전성이다. 기존 경수로형 대형 원전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는 원자로 외부에 연결된 비상발전기, 순환 펌프 등의 고장이다. 지진, 쓰나미 등 외부 충격에 의해서 연결 시스템이 파괴되면 원자로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고, 노심 온도가 올라가 폭발에 이른다. 반면 오로라는 이러한 전달 계통이 하나의 용기 내에 갖춰져있으며, 냉각도 내부의 소듐이 식어가는 방식으로 이뤄져 훨씬 안전성이 높다.
빅테크 관심에 오클로 주가 급등…11월 초기투자자 이탈 가능성도
최근 오로라 주가가 급등한 것은 빅테크들이 연이어 SMR 개발업체와 협력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오로라 개발 역시 진척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지난 16일 워싱턴주 공공유틸리티 컨소시엄 에너지노스트웨스트 등과 3건의 SMR 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구글도 지난 14일 미국 스타트업 카이로스파워와 SMR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오클로는 지난 15일 미 에너지부(DOE)로부터 연료제조시설 개념 설계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이를 통해 오클로는 설계 중인 액체금속 냉각 원자로에 고분석 저농축 우라늄(HALEU) 연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1일 9.15달러였던 오클로 주가는 18일 18.23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다음달까지 현재 주가가 유지될 경우 한 차례 하락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전까지 묶여있던 오클로 이사회 내 대형벤처캐피털(VC)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가 풀리기 때문이다. 오클로 주가가 60거래일 중 20거래일 동안 12~16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기존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가 가능하다.
지난달 시포트글로벌증권과 시티그룹은 규제 장애물, 연료 조달 및 관리 등과 관련된 우려를 거론하며 오클로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시티그룹은 목표주가를 11달러에서 1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