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공지능(AI)은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할 것이다.”(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원전 확보 나선 빅테크…전력 ETF '훨훨'
전력 인프라가 AI산업 발전의 핵심 변수로 떠올라 관련 기업과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의 원자력발전소 확보 경쟁이 날로 치열해져 글로벌 원전 시장이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최대 소형모듈원전(SMR) 업체인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18일 뉴욕증시에서 1.05% 오른 18.21달러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간 98.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샘 올트먼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오클로는 189.37% 급등했고, 미국 최대 원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도 34.25% 올랐다.

17일 아마존이 SMR 개발에 5억달러(약 685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도미니언에너지, 에너지노스웨스트, X-에너지에서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빅테크의 투자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자 주가에 불이 붙었다.

AI가 고도화하면서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자, 빅테크는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특히 원자력은 화석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으면서도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 주목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빅테크들이 AI 개발 경쟁을 벌이면서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올해 393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1063T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브랜든 락사프스키 이사는 “올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했고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가 합쳐지면서 원자력 발전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관련 주식을 담은 ETF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SOL 미국AI 전력인프라 ETF’는 최근 한 달간 30.41% 올랐다. 이 ETF는 콘스텔레이션에너지를 비롯해 뉴스케일파워, 오클로, 버티브홀딩스 등을 담고 있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ETF’와 ‘KOSEF 글로벌전력GRID인프라’도 각각 25.79%, 7.84% 상승했다.

핵연료의 재료인 우라늄에 베팅하는 글로벌 ETF 역시 이달 강세를 나타냈다. 우라늄 광산업체에 투자하는 ‘스프라우트 우라늄 광산업체 ETF’(URNM)는 10월 들어 12.4% 올랐다. 카메코(16.67%)와 카자흐스탄 국영 광산기업 카자톰프롬(12.95%) 등을 편입한 ETF다.

마켓워치는 “카자톰프롬은 시설 공사 지연과 황산 수급 문제로 내년 우라늄 생산 계획을 대폭 조정했다”며 “우라늄 공급이 줄어들면서 내년 우라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우라늄 가격은 2월 초 파운드당 106달러로 치솟았다가 3월부터 현재까지 8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만수/한경제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