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버지로부터 이미 상당한 재산을 물려받고도 추가 상속을 요구한 아들들이 소송에서 패소했다. 어머니와 막내 여동생 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가 고인의 생전 증여 내역을 입증하는 데 성공한 것이 승소의 관건이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3부는 최근 고인 A씨의 아들 4명이 모친과 여동생을 상대로 제기한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 측이 청구한 금액 58억3497만원 중 58억원 이상이 기각돼 사실상 피고 측이 승소한 사건이다.

회사를 운영했던 A씨는 오래전부터 현금을 증여해 각자 명의로 회사 주식과 부동산을 취득하도록 했다. 부인에게는 현금을, 막내딸에게는 부동산을 생전에 증여했고 유언을 통해 부인에게는 거주하는 집 지분 절반을, 막내딸에게는 회사의 나머지 주식을 유증했다. 그러나 아들들은 이미 받은 재산을 탕진한 뒤 A씨가 사망한 뒤 어머니와 여동생을 상대로 유류분(법정 상속분의 2분의 1)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는 원고들의 특별수익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특별수익이란 피상속인이 생전에 상속인에게 미리 증여한 재산으로, 유류분 산정 시 제외된다.

그러나 증여 내역 대부분이 현금이어서 입증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전의 계기는 A씨가 남긴 자필 사실확인서였다. A씨는 아들들에게 준 자산 내역을 직접 적어 공증까지 받아뒀다. 화우 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10년께 있었던 선행 소송 기록을 찾아 주식 증여 사실을 입증했다.

원고들의 주민등록표 등본을 조회해 이들이 A씨가 생전에 준 자금으로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주소에 실제 거주한 사실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최유나 화우 파트너 변호사는 “1심 판결에만 2년이 걸릴 정도로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며 “끈질긴 증거 수집으로 원고들의 청구를 대부분 방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