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정비공 노동조합이 5주간 파업 끝에 사측과 임금을 4년간 35% 올리는 안에 합의했다.

시애틀 등 미국 북서부 지역 노동자 3만여 명을 대변하는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751지부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35% 인상과 함께 △연 급여 총액의 4% 이상 상여금 보장 △일회성 보너스 7000달러 △회사의 확정기여(DC)형 연금 매칭액 증가 등이 담겼다. 노조원 과반이 오는 23일 비준 투표에서 찬성하면 합의안이 통과된다.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이던 ‘확정급여(DB)형 연금 부활’은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조는 2014년 회사가 비용 절감 정책의 일환으로 제안한 DC형 연금 전환에 합의했지만, 이후 복원을 요구했다. 양측은 DB형 연금으로 전환하는 대신 회사의 DC형 연금 기여금을 늘리고 기여금 5000달러를 일시 지급하기로 했다.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 것은 5주 만이다. 기존 계약 종료를 앞두고 사측이 ‘4년간 기본급 25% 인상’을 제시했지만 노조원 95%가 거부하면서 지난달 13일 파업에 들어갔다. 열흘 뒤 회사는 30% 인상을 최종 제시했지만 노조가 40% 인상을 고수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파업이 길어지자 이달 14일 줄리 수 노동부 장관 대행이 직접 시애틀을 찾아 중재를 시도했고 1주일 만에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 파업은 최근 수년간 부품 결함과 기체 사고로 경영난을 겪는 보잉에 치명적인 재정난을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앤더슨이코노믹그룹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총 76억4000만달러로 추정된다. 보잉의 직접 손실액 45억달러에 공급 업체 피해액 17억7000만달러 등을 더한 수치다.

보잉은 지난 11일 전체 직원의 10%인 1만7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