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 갈등 해결 노력에 1년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 [오늘의 유가]
美 중동 갈등 해결 노력에 1년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 [오늘의 유가]
미국이 중동 갈등을 종식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중국의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제 유가가 1년 만에 가장 큰 주간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만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2.1% 하락한 배럴 당 69.22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은 1.9% 하락한 배럴당 7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한 주 간 WTI는 8.4%가량 하락해 2023년 10월 이후 한 주 동안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브렌트유도 같은 기간 7% 이상 하락했다. 지난 9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와 내년 세계 석유 수요 예측치를 낮춘 이후 한 주간 가장 큰 하락세다.
1개월 국제 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1개월 국제 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에 국제 유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기자들에게 "얼마 동안 분쟁을 끝내는 방식으로 이스라엘과 이란을 다룰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레바논의 휴전을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으나 자세한 방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후 신와르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의 과제는 끝나지 않았다"며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2023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도 국제 유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8일 올해 3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예측치(4.5%)보다는 소폭 높지만 2분기 성장률(4.7%)보다는 낮은 수치다.

중국의 9월 소비량과 산업 생산량이 예측치를 뛰어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정유 생산량이 6개월 연속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유업체들은 9월 한 달 동안 5873만톤의 원유를 처리했다. 이는 하루 1429만배럴을 처리한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수준이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탈 파트너는 "중국은 (국제 유가) 수요 부문에서 핵심에 있기 때문에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