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라이스 한 그릇에서 본 일본경제의 동향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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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가 본 해외시장 트렌드
카레라이스물가지수 10년來 최고
고물가 따른 일본 경제정책 관심
엔·환율 변동 등 대응전략 필요
카레라이스물가지수 10년來 최고
고물가 따른 일본 경제정책 관심
엔·환율 변동 등 대응전략 필요
한 나라의 물가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다양하지만 주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 가격을 활용해 물가의 증감을 파악하는 것이 쉽게 피부에 와 닿는다. 우리나라에선 삼복더위의 대표 음식인 냉면이나 삼계탕 가격이 그렇고, 전 세계에선 빅맥가격을 지수화 한 빅맥지수가 그 예시일 것이다.
일본도 이와 비슷한 지표가 있다. 민간 시장조사기업 제국데이터뱅크는 이른바 ‘카레라이스 물가지수’를 매달 조사해 공표하고 있다. 이 지수는 저렴하고 간편한 조리법으로 일본 가정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인 카레라이스 제조 비용을 현재 일본의 물가 수준을 판단하는 데이터로 활용한다. 집계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주재료인 감자, 쌀, 당근, 고기 등을 포함해 카레라이스를 만들기 위해 쓰이는 에너지 소모비용을 일본 총무성의 소매물가통계상 평균가격에 기초해 산출하는 방식이다.
2024년 8월 기준 카레라이스 물가지수’에 따르면, 카레라이스 1인분의 평균 조리비용은 348엔으로 나타났다. 우리 돈으로 3000원 정도의 가벼운 비용일 수 있지만 이 숫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가볍지는 않다. 먼저 348엔이라는 비용은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역대 최고치라는 점이다. 이 수치를 지수화한 값도 함께 공개했는데, 2020년 평균을 100으로 둘 경우 2024년 8월은 127.0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상승해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카레라이스가 보여준 일본의 고물가 상황은 일본 정부의 소비자물가통계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올해 8월 기준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사실 올해 초부터 일본 정부는 고물가 대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물가상승을 뛰어넘는 임금인상 실현을 위해 기업들을 적극 독려하는 한편, 상여금이 지급되는 6월에 맞춰 1인당 4만 엔 수준의 정액감세를 실시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후생노동성은 지난 6월 실질임금 증감률이 +1.1%로 2022년 3월 이후 27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실질임금 상승효과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었다. 임금상승에 따른 반대급부로 기업의 가격전가가 확대된다면, 물가상승률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요 언론들의 예상과 달리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엔저 정책 전환 등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엔저가 가계 소비를 압박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연초 1달러당 140엔 수준이던 엔·달러 환율이 한때 160엔 대로 약 14%가량 하락했는데, 이 때 소비자물가를 연간 0.2%(평균 6590엔)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엔·달러 환율이 어떻게 흘러갈지 여전히 미지수인 가운데 10월 말경 일본 중의원 선거와 11월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다. 만약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축소될 경우 엔저 완화와 물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지만, 이는 일본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내년도 임금인상률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일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 2~3개월 간 일본의 경제정책 방향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엔저가 다시 엔고로 전환될 경우 그에 따른 대응책은 무엇이 있는지, 실질임금 상승과 물가 안정이 나타날 경우 그에 맞춰 나타날 소비 트렌드에 어떤 전략을 가져야할지, 일본제품에 비해 높아질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올 하반기와 2025년을 대비하는 시장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 이맘때 즈음 일본의 카레라이스는 또 다시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 문득 궁금해진다.
일본도 이와 비슷한 지표가 있다. 민간 시장조사기업 제국데이터뱅크는 이른바 ‘카레라이스 물가지수’를 매달 조사해 공표하고 있다. 이 지수는 저렴하고 간편한 조리법으로 일본 가정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인 카레라이스 제조 비용을 현재 일본의 물가 수준을 판단하는 데이터로 활용한다. 집계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주재료인 감자, 쌀, 당근, 고기 등을 포함해 카레라이스를 만들기 위해 쓰이는 에너지 소모비용을 일본 총무성의 소매물가통계상 평균가격에 기초해 산출하는 방식이다.
2024년 8월 기준 카레라이스 물가지수’에 따르면, 카레라이스 1인분의 평균 조리비용은 348엔으로 나타났다. 우리 돈으로 3000원 정도의 가벼운 비용일 수 있지만 이 숫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가볍지는 않다. 먼저 348엔이라는 비용은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역대 최고치라는 점이다. 이 수치를 지수화한 값도 함께 공개했는데, 2020년 평균을 100으로 둘 경우 2024년 8월은 127.0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상승해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카레라이스가 보여준 일본의 고물가 상황은 일본 정부의 소비자물가통계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올해 8월 기준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사실 올해 초부터 일본 정부는 고물가 대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물가상승을 뛰어넘는 임금인상 실현을 위해 기업들을 적극 독려하는 한편, 상여금이 지급되는 6월에 맞춰 1인당 4만 엔 수준의 정액감세를 실시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후생노동성은 지난 6월 실질임금 증감률이 +1.1%로 2022년 3월 이후 27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실질임금 상승효과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었다. 임금상승에 따른 반대급부로 기업의 가격전가가 확대된다면, 물가상승률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요 언론들의 예상과 달리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엔저 정책 전환 등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엔저가 가계 소비를 압박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연초 1달러당 140엔 수준이던 엔·달러 환율이 한때 160엔 대로 약 14%가량 하락했는데, 이 때 소비자물가를 연간 0.2%(평균 6590엔)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엔·달러 환율이 어떻게 흘러갈지 여전히 미지수인 가운데 10월 말경 일본 중의원 선거와 11월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다. 만약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축소될 경우 엔저 완화와 물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지만, 이는 일본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내년도 임금인상률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일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 2~3개월 간 일본의 경제정책 방향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엔저가 다시 엔고로 전환될 경우 그에 따른 대응책은 무엇이 있는지, 실질임금 상승과 물가 안정이 나타날 경우 그에 맞춰 나타날 소비 트렌드에 어떤 전략을 가져야할지, 일본제품에 비해 높아질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올 하반기와 2025년을 대비하는 시장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 이맘때 즈음 일본의 카레라이스는 또 다시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 문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