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입주장 효과…원인은 꽉 막힌 부동산 규제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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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도 전셋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려 1만2000가구가 넘는 아파트의 입주가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뿐만 아니라, 강동구 전세 시세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합니다.
2024년 강동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누적 기준으로 0.79% 올랐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에도 최근 전세 시세는 계속 오르는 중입니다. 9월 23일 주간 기준으로 0.01% 올랐던 전셋값은 이후 계속 상승 폭을 높이며 10월 14일 주간 기준으로 0.06%나 올라 상승 폭을 확대하는 모양새입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현장에 나가보면 전세매물이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1만2000가구가 넘는 국내 최대규모 단지의 입주인데도 입주장 효과가 없습니다. 입주장 효과란 대단지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면서 해당 단지만이 아니라 인근 아파트의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2019년 9500가구가 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가 입주했을 때는 전세매물이 쏟아지면서 송파구의 전셋값만 아니라 강남권 전세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헬리오시티로 인해 적정수요를 초과하는 입주 물량이 공급됐고, 2018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총 8개월에 걸쳐 송파구와 그 인접한 강남구 심지어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5~10% 하락하는 영향을 받았습니다.
헬리오시티보다 더 큰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입주하지만 주변 아파트 시세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일까요? 현재와 2019년 당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서울 아파트의 입주 물량에 있다고 보입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지인에 의하면 2019년과 2020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각각 5만2600호, 5만200호로 최근 10년 내 가장 많았습니다. 반면 2024년과 2025년 입주 물량은 각각 3만8600호, 3만2300호에 불과합니다.
서울은 평균 4만8000호의 물량이 입주해야 적정 공급량이 채워진다고 합니다. 입주 물량이 부족한 원인은 정부의 부동산규제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정비사업(재건축, 재개발사업)이 규제로 인해 제대로 진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1만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입주가 임박했음에도 매매시장, 심지어 전세시장마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게 그 결과입니다.
여기에 더해 실거주 의무를 부과한 부동산 규제는 있는 매물마저도 사라지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올해 초 실거주 의무 적용이 3년 유예됐지만,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들은 많지 않습니다. 실거주 의무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집주인들은 3년 뒤 실거주해야 합니다. 전세를 줬다가 2년 계약 만료 후 계약갱신 청구권(2년+2년)을 요구하면 상황은 복잡해집니다. 세금 관련 규제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현상을 심화시켰습니다. 규제로 인해 똘똘한 한 채로 주택수요가 쏠리는 와중에 20·30세대들이 선호하는 신축아파트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신축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입주하는 아파트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더라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상황이 심각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수요억제 규제 정책을 사용하는 중입니다.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는 필히 주택시장을 왜곡시켜 이후 더 큰 시장 불안을 초래하게 됩니다. 꽉 막힌 부동산 규제로 인해 전세시장의 불안 요인이 가중되면서 매매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사라진 입주장 효과, 다음은 매매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2024년 강동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누적 기준으로 0.79% 올랐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에도 최근 전세 시세는 계속 오르는 중입니다. 9월 23일 주간 기준으로 0.01% 올랐던 전셋값은 이후 계속 상승 폭을 높이며 10월 14일 주간 기준으로 0.06%나 올라 상승 폭을 확대하는 모양새입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현장에 나가보면 전세매물이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1만2000가구가 넘는 국내 최대규모 단지의 입주인데도 입주장 효과가 없습니다. 입주장 효과란 대단지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면서 해당 단지만이 아니라 인근 아파트의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2019년 9500가구가 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가 입주했을 때는 전세매물이 쏟아지면서 송파구의 전셋값만 아니라 강남권 전세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헬리오시티로 인해 적정수요를 초과하는 입주 물량이 공급됐고, 2018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총 8개월에 걸쳐 송파구와 그 인접한 강남구 심지어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5~10% 하락하는 영향을 받았습니다.
헬리오시티보다 더 큰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입주하지만 주변 아파트 시세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일까요? 현재와 2019년 당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서울 아파트의 입주 물량에 있다고 보입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지인에 의하면 2019년과 2020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각각 5만2600호, 5만200호로 최근 10년 내 가장 많았습니다. 반면 2024년과 2025년 입주 물량은 각각 3만8600호, 3만2300호에 불과합니다.
서울은 평균 4만8000호의 물량이 입주해야 적정 공급량이 채워진다고 합니다. 입주 물량이 부족한 원인은 정부의 부동산규제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정비사업(재건축, 재개발사업)이 규제로 인해 제대로 진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1만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입주가 임박했음에도 매매시장, 심지어 전세시장마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게 그 결과입니다.
여기에 더해 실거주 의무를 부과한 부동산 규제는 있는 매물마저도 사라지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올해 초 실거주 의무 적용이 3년 유예됐지만,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들은 많지 않습니다. 실거주 의무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집주인들은 3년 뒤 실거주해야 합니다. 전세를 줬다가 2년 계약 만료 후 계약갱신 청구권(2년+2년)을 요구하면 상황은 복잡해집니다. 세금 관련 규제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현상을 심화시켰습니다. 규제로 인해 똘똘한 한 채로 주택수요가 쏠리는 와중에 20·30세대들이 선호하는 신축아파트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신축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입주하는 아파트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더라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상황이 심각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수요억제 규제 정책을 사용하는 중입니다.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는 필히 주택시장을 왜곡시켜 이후 더 큰 시장 불안을 초래하게 됩니다. 꽉 막힌 부동산 규제로 인해 전세시장의 불안 요인이 가중되면서 매매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사라진 입주장 효과, 다음은 매매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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