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유승엽이 공개한 작가 한강 노벨상 축하곡 / 사진=유튜브 '유승엽의 음악생각' 영상 캡처
작곡가 유승엽이 공개한 작가 한강 노벨상 축하곡 / 사진=유튜브 '유승엽의 음악생각' 영상 캡처
심수봉의 '당신은 누구시길래' 등 히트곡으로 알려진 유명 작곡가 유승엽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노래를 발표했다.

21일 가요계에 따르면 유승엽은 최근 3분 15초 길이의 '베지테리언스 드림'(Vegetarian's Dream)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해당 노래는 모든 가사가 영어로 이뤄져 있다. 특히 유 작곡가는 '밝게 빛나는 한강처럼 흐르는'(flowing like Han River shining bright)' 가사를 통해 한강 작가와 한강이 가로지르는 우리나라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유 작곡가는 연합뉴스에 "몇 년 전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처음 읽은 뒤 그가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노벨상까지 받았으니 더 이야기할 필요도 없을 정도"라며 "이렇게 착한 심성을 가진 한강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우리 서울의 한강에도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성과가 영원히 빛나기를 바란다는 뜻을 노래에 담아냈다"고 부연했다.

이 노래는 AI의 도움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작곡가가 직접 쓴 가사에 AI 음악 생성 도구인 '우디우'를 활용해 멜로디를 붙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제공한 가사나 지시어에 따라 멜로디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컨트리부터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 작곡에 활용되고 있다. 유창한 영어 발음이 돋보이는 가창 역시 AI가 한 것이다.

유 작곡가는 AI와 함께 작업하면서 한강에게 가장 잘 맞는 분위기의 멜로디를 골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강과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AI에 입력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노래가 나오기도 했다"며 "그럴 땐 '이것 말고 다른 거로 가자'는 식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