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효자' 된 지식산업센터…위기 속 투자 낭패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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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마다 계약해지 소송 몸살
거래금액 반등에 시장 기대도
투자땐 현장 직접 확인해봐야
거래금액 반등에 시장 기대도
투자땐 현장 직접 확인해봐야
한때 부동산 투자상품 중에서도 ‘효자’란 소리를 들었던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공장)가 ‘불효자’ 취급받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 중인 데다 현장에선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계약자가 집단 소송까지 벌이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엔 장기 침체 끝에 거래량이 일부 반등하는 등 시장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다시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옥석을 가리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단지는 올해 초 준공했다. 하지만 대부분 호실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상태다. 가장 인기가 좋은 1층조차 공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당시 분양을 받았던 계약자 대다수가 임차인을 구한 뒤 잔금을 납부하려 했다는 것이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계약자는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오히려 시행사를 상대로 계약 해지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계약자는 “분양 당시 홍보 내용과 달리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시행사 측은 “정당한 계약 해지 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분양미수금은 100억원을 넘겼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조달한 금융기관과 시공사에까지 부담이 확산하고 있다. 시공사는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고 금융기관 역시 대출 상환이 늦어지면서 리스크가 커지는 식이다.
아예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업지도 많다. 최근 강원 원주기업도시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한 지식산업센터는 아예 사업 계획이 취소됐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위축되면서 아예 초기 사업비 조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아예 건축허가가 취소됐고, 부지는 매각됐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사정은 수도권 내 다른 지식산업센터도 마찬가지”라며 “대부분 현장이 지금 공실과 소송, 미수금 대란으로 부도 위기”라고 말했다.
3.3㎡당 거래가격은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200만원대에 머물렀다. 최근 1600만원대를 넘기면서 2022년 거래가격 수준으로 회복한 모습이다. 이에 업계에선 “대출 규제에도 거래 가격이 오르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있는 ‘광교 우미뉴브’(2019년 11월 준공) 지식산업센터는 3.3㎡당 650만원 수준에서 분양이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 7월에 분양가보다 두 배 정도 높은 3.3㎡당 1352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등 가격 상승세가 완연하다. 최근 분양에 나선 서울권 지식산업센터도 대부분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거래 가격 상승세가 시장 전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지방 기업이 인력이나 수요를 찾지 못해 서울과 수도권으로 옮겨오는 현상 때문에 보이는 착시일 수도 있다”며 “여전히 지식산업센터는 대출과 임차인 확보가 관건인 상품인데 두 조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지식산업센터는 건축법상 공장에 속하지만, 내부에 있는 호실은 공장과 지원시설로 나뉜다. 공장은 입주 업종이 엄격히 제한돼 기업 사무실이나 도심형 공장으로만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건물 내에서도 지원시설로 분류된 경우에는 창고나 업무시설뿐만 아니라 근린생활시설이나 운동시설 등도 입주할 수 있다. 분양받고 난 뒤 도심형 공장 입주자를 찾지 못해 잔금 납부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예상 배후수요와 공급량을 살펴봐야 한다. 수도권에서 공실 문제를 겪고 있는 지식산업센터가 많은 상황에서 신규 분양 물량을 계약할 경우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 당시엔 배후수요가 풍부하다고 하겠지만, 직접 주변에 조성된 지식산업센터의 입주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직접 주변을 돌아다니며 공실 상태를 확인하면 분양 상담 때 확인하지 못했던 단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시장 침체에 ‘좌초’·’소송’ 빈번
21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부천에서 공급되는 지식산업센터를 두고 계약자와 시행사가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분양에 나섰던 이 단지는 당시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이른바 ‘완판’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엔 분양미수금이 늘어나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시한폭탄’이란 평가받고 있다.이 단지는 올해 초 준공했다. 하지만 대부분 호실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상태다. 가장 인기가 좋은 1층조차 공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당시 분양을 받았던 계약자 대다수가 임차인을 구한 뒤 잔금을 납부하려 했다는 것이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계약자는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오히려 시행사를 상대로 계약 해지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계약자는 “분양 당시 홍보 내용과 달리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시행사 측은 “정당한 계약 해지 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분양미수금은 100억원을 넘겼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조달한 금융기관과 시공사에까지 부담이 확산하고 있다. 시공사는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고 금융기관 역시 대출 상환이 늦어지면서 리스크가 커지는 식이다.
아예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업지도 많다. 최근 강원 원주기업도시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한 지식산업센터는 아예 사업 계획이 취소됐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위축되면서 아예 초기 사업비 조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아예 건축허가가 취소됐고, 부지는 매각됐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사정은 수도권 내 다른 지식산업센터도 마찬가지”라며 “대부분 현장이 지금 공실과 소송, 미수금 대란으로 부도 위기”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거래량 반등’ 희소식도
시장에선 장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반응도 있다. 최근 계속 감소세였던 거래량이 다시 반등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산업센터114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지식산업센터 총거래 면적은 3만4189㎡를 기록했다. 3.3㎡당 거래금액은 1609만원에 달한다. 지난 7월 거래 면적(5만525㎡)과 비교하면 다소 줄었지만, 3.3㎡당 거래금액은 지난 6월 1333만원, 지난 7월 1568만원에서 계속 증가세다.3.3㎡당 거래가격은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200만원대에 머물렀다. 최근 1600만원대를 넘기면서 2022년 거래가격 수준으로 회복한 모습이다. 이에 업계에선 “대출 규제에도 거래 가격이 오르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있는 ‘광교 우미뉴브’(2019년 11월 준공) 지식산업센터는 3.3㎡당 650만원 수준에서 분양이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 7월에 분양가보다 두 배 정도 높은 3.3㎡당 1352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등 가격 상승세가 완연하다. 최근 분양에 나선 서울권 지식산업센터도 대부분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거래 가격 상승세가 시장 전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지방 기업이 인력이나 수요를 찾지 못해 서울과 수도권으로 옮겨오는 현상 때문에 보이는 착시일 수도 있다”며 “여전히 지식산업센터는 대출과 임차인 확보가 관건인 상품인데 두 조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지식산업센터 투자 주의사항은?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투자자가 지식산업센터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지식산업센터는 한 건물 안에 두 가지 투자상품이 있어 분양받을 때 이를 정확히 알아둬야 한다고 조언한다.지식산업센터는 건축법상 공장에 속하지만, 내부에 있는 호실은 공장과 지원시설로 나뉜다. 공장은 입주 업종이 엄격히 제한돼 기업 사무실이나 도심형 공장으로만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건물 내에서도 지원시설로 분류된 경우에는 창고나 업무시설뿐만 아니라 근린생활시설이나 운동시설 등도 입주할 수 있다. 분양받고 난 뒤 도심형 공장 입주자를 찾지 못해 잔금 납부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예상 배후수요와 공급량을 살펴봐야 한다. 수도권에서 공실 문제를 겪고 있는 지식산업센터가 많은 상황에서 신규 분양 물량을 계약할 경우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 당시엔 배후수요가 풍부하다고 하겠지만, 직접 주변에 조성된 지식산업센터의 입주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직접 주변을 돌아다니며 공실 상태를 확인하면 분양 상담 때 확인하지 못했던 단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