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의 모습. 엔씨소프트 제공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의 모습.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개발 인력을 쪼개 자회사로 4곳을 차리기로 했다. 조직 개편과 희망퇴직도 받는다. 구조조정을 통해 개발 전문성을 살리고 경영을 효율화하겠다는 취지다.

엔씨소프트는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단순·물적 분할로 자회사 4곳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자회사로 만드는 게임 업체 이름은 게임 ‘쓰론앤리버티’를 개발하는 ‘스튜디오엑스’을 비롯해 ‘스튜디오와이’, ‘스튜디오지’ 등 3곳이다. 사내 인공지능(AI) 연구조직인 엔씨리서치도 분할해 ‘엔씨에이아이’라는 이름의 신설 회사를 차린다. 이 신설 회사는 엔씨소프트의 자체 거대 언어모델(LLM)인 ‘바르코’의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면 게임별 개발진의 창의성과 도전 정신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란 게 엔씨소프트의 설명이다. 새로 출범할 게임 자회사 3곳은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가 아닌 게임들을 개발하면서 사업군을 다각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쓰론앤리버티는 지난 1일 해외 출시 이후 매일 20만명이 넘는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스튜디오와이가 담당하는 총쏘기 게임인 ‘LLL’과 스튜디오지의 전략 게임인 ‘택탄’은 내년 출시가 목표다.

엔씨소프트는 다음 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과 신설 회사 설립을 확정한다. 분할 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분할과 함께 사내 일부 프로젝트를 종료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 이후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시행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일에도 물적 분할을 거쳐 게임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엔씨큐에이’, 게임 외 소프트부문 사업을 담당하는 ‘엔씨아이디에스’ 등의 자회사를 세웠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로 보낸 사내 편지에서 “회사의 재무 성과가 지속 악화되고 있어 자칫하면 만성적인 적자 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며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경영진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며 직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본사 역시 익숙한 방식을 버리고 빠르고 유연한 개발 시스템 구축과 경영 혁신에 집중하겠다”며 “(이번 구조조정은) 본연의 창의성과 진취성을 가진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재도약 하기 위해선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