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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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대상 한국 상품 '역직구' 솔루션을 함께 만든 국내 물류 회사와 솔루션 업체 간에 법적 분쟁이 벌어졌다. 솔루션 개발 업체가 동업 과정에서 제공한 노하우를 무단으로 도용했고, 거의 같은 역직구 서비스를 출시하기까지 했다는 게 물류회사의 주장이다. 반면 솔루션 개발 업체는 '허위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2 민사부는 국제로지스틱이 이투마스를 대상으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원고인 국제로지스틱은 자사 영업기밀을 동업자였던 이투마스가 외부 업체로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27일 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로지스틱은 한국 업체의 물품을 일본 구매자에게 배송하는 사업 등을 하는 글로벌 물류 기업이다. 피고인 이투마스는 IT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일본인들이 한국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역직구'가 활발해지면서 국제로지스틱은 2018년부터 일본행 배송시스템을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일본 온라인마켓에서 한국 업체 주문서를 수집하고, 일본 현지 택배사 송장 출력, 한국 세관 신고, 주문 물품 선적, 일본 배송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국제로지스틱이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물류 관련 노하우를 이투마스 측에 전달했고, 이투마스는 이를 토대로 만든 IT 시스템을 국제로지스틱이 사용하도록 안내했다는 게 국제로지 측 주장이다.

국제로지스틱는 이후 일본행 배송시스템에 사용된 자사의 노하우를 이투마스가 미르글로벌네트웍크, 배송하기좋은날 등 관련 없는 물류 법인에 무단으로 제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배송하기좋은날이라는 업체는 이투마스 대표 동생이 대표를 맡았던 자회사로 지금은 이투마스에 합병된 상태”라며 “이투마스가 국제로지스틱의 일본행 배송사업 자체를 침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국제로지스틱은 2023년 이투마스가 영업비밀을 유출하고 고객정보 데이터베이스 무단 도용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며 고소한 상태다. 이후 이투마스가 국제로지스틱스의 인력 등을 활용해 거의 동일한 물류 업무를 수행했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다시 고소했다.

이에 대해 이투마스 측은 "국제로지스틱은 동업자 관계가 아닌 수많은 고객사 중 하나였고, 기존에 여러 업체가 쓰는 프로그램을 국제로지스틱이 썼으며 노하우를 빼돌린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에서 문제 없음이 밝혀졌음에도 (국제로지스틱 측이) 괴롭히려는 목적으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철오/김대훈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