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회복세를 보이던 코스피 대형주의 매수·매도 불균형 지표가 이달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시가총액 우량주도 일순간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매도 주문서 쌓여가는 코스피…중·소형주보다 대형주 더 심각
21일 한국거래소의 코스피 대형주·중형주·소형주지수별 매수·매도 불균형 지표에 따르면 전 거래일 코스피 대형주지수의 매수·매도 불균형 수치는 일일 거래 빈도 기준 0.6473을 기록했다. 지난 14일(0.866)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해 이달 최저치를 경신했다. 수치는 지난달 26일(1.0438) 1을 넘어서는 등 반짝 개선세가 따랐다. 하지만 이후 4거래일을 제외하면 내내 올해 평균치(0.8015)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전 거래일 중형주와 소형주 관련 값은 각각 0.7151과 0.7536으로 대형주보다 높았다.

매수·매도 불균형 지표는 특정 기간 매수자가 주도한 거래 횟수에 매도자가 주도한 거래 횟수를 나눈 값이다. 호가를 누가 제출했는지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시장에 주식을 팔 사람이 많은지 살 사람이 많은지 가늠하는 심리 지표로 쓰인다. 1을 넘으면 매수 우위, 1에 못 미치면 매도 우위로 본다. 지수 하락기에 매도 우위가 나타나면 투자자가 시장 상황 악화를 예상하고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거나 손해를 감내하고 증시를 이탈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지난 8월 2700선이 깨진 뒤 줄곧 2600 전후를 횡보하고 있다.

관련 지표를 악화시킨 거래 주체로는 외국인이 지목된다. 시총 100위 종목이 몰린 코스피 대형주지수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외국인 매매가 활발한 우량주 대부분이 포함된다. 101위부터 300위까지 있는 중형주지수, 301위 이하가 모인 소형주지수에 개인이 몰리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래도 외국인은 MSCI지수에 포함되는 우량주 일부 외엔 큰 관심이 없는데, 최근 이마저도 ‘팔자’ 기조”라며 “시총이 수백조원을 넘어도 2~3% 떨어지는 일이 어색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외국인은 2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역대 최장 기록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