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양책·중동 확전 가능성에 유가 2% 올라 [오늘의 유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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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성장률 강화에 나서고, 중동 긴장으로 인한 공급 위험이 대두되자 지난주 8% 넘게 빠졌던 국제 유가가 다시 반등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만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9% 상승한 배럴당 70.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은 1.7% 오른 배럴당 74.29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국제 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이날 유가 상승은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이 올해 들어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LPR)와 일반대출의 기준이 되는 1년 만기 LPR를 모두 각각 0.25%포인트씩 내렸다. 5년 만기 LPR은 연 3.85%에서 연 3.6%로, 1년 만기 LPR은 연 3.35%에서 연 3.1%로 인하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도 했다. 이날 나세르 CEO는 싱가포르 국제 에너지 주간 컨퍼런스에 참석해 "중국은 훌륭한 시장"이라며 중국에서 항공기용 제트연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중국을 겨냥해 석유화학 생산 용량을 하루 400만 배럴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드론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택을 공격하며 중동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도 유가를 밀어 올렸다. 지난 19일 이스라엘 북부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에 무장 드론 3대 중 1대가 네타냐후 총리 자택 인근에서 폭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암살 시도에 대해 "중대한 실수"라고 언급하며 "이란과 악의 축 파트너들은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180발을 발사하고, 이스라엘 공군도 레바논 곳곳을 공습하는 등 격렬한 공방이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주말 사이 가자지구도 공격하며 120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21일에는 가자지구 북부의 병원과 이주민 보호소를 포위하면서 민간인, 주민, 의료진에 중요한 지원 물품이 전달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을 비롯해 닷새간의 중동 지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가 사망한 이후 이들 국가에 가자지구 전쟁을 종식하고 인질을 석방하는 등의 외교적인 해결 방안을 강조할 전망이다.

데니스 키슬러 BOK 파이낸셜 수석부사장은 "중동에서 전투가 계속 확대되면서 원유 선물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이스라엘도 이란에 대한 추가 보복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주간의 원유 매도세는 시장이 수요 감소와 중동의 지속적인 불안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