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공개한 레바논 베이루트 알사헬 병원 지하 벙커. /사진=IDF 제공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레바논 베이루트 알사헬 병원 지하 벙커. /사진=IDF 제공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병원 건물 아래에 거액의 헤즈볼라 자금이 보관된 벙커가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21일(현지시간)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의 알사헬 병원 지하에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용하던 지하 구조물이 있다며 이와 관련해 동영상·그래픽 등 자료를 공개했다.

이 벙커는 나스랄라가 지난 7월 31일 이스라엘군에 살해되기 전까지 긴급 대피소로 사용하던 곳으로, 지금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시민들에게서 빼앗은 돈을 보관하는 조직의 중앙 금융 시설로 사용된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설명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병원 단지를 수년간 지켜봤다며 "벙커 안에는 금과 현금 5억 달러(약 6900억원)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헤즈볼라가 이 병원 아래에 테러 자금을 보관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 것을 레바논 국민과 정부, 국제기구에 요청한다"며 "앞으로 베이루트 다히예를 포함해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공군은 이 단지를 계속 감시하고 있지만, 병원 직원들을 타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마제흐 지역을 표적 공습해 이란이 건넨 자금을 받아오던 헤즈볼라의 재정 부서 책임자를 살해했다. 전날 레바논 각지의 헤즈볼라 연계 금융기관 '알카르드 알하산' 관련 시설 약 30곳을 공습하는 등 헤즈볼라의 돈줄을 노리는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이란에서 자금을 공급받는 경로가 크게 3갈래라고 하가리 수석대변인은 말했다. ▲ 이란 석유가 시리아에서 판매된 대금이 헤즈볼라의 밀수 전담 4400부대로 전달 ▲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이 석유를 판매한 대금이 베이루트의 이란대사관을 통해 헤즈볼라로 전달 ▲ 시리아, 레바논, 예멘, 튀르키예 등지에 이란이 지원하는 공장 건설 등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