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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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추위에 벌써부터 한파 관련주(株)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난방기기, 도시가스 등 난방 관련주와 겨울옷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가 대표적인 관련주로 꼽힌다. 호빵으로 유명한 SPC삼립, 감기약을 파는 광동제약도 언급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관련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점검한 뒤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2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말 라니냐 발생 가능성은 60% 수준이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이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북반구 지역의 겨울엔 강추위가 찾아온다. 아울러 국내에선 9∼10월 초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게 된다. 9월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며 '9월 폭염'이 나타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가을 추위도 거세다.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가을비가 내리며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날 서울 아침 기온은 올 가을 들어 가장 낮은 9.7도까지 내려왔다. 주말 사이 첫눈이 내린 강원도 설악산은 영하 0.2도, 체감온도는 영하 8도 가까이 떨어졌다. 오는 24일엔 강한 한기의 영향으로 아침 기온이 7도까지 내려가 11월 초·중순에 해당하는 추운 가을 날씨가 찾아올 전망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난방 수요가 늘어난다. 이 때문에 난방기기는 대표적인 한파 관련주로 꼽힌다. 국내 1위 가스보일러 제조업체 경동나비엔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24.89% 올랐다. 지난 17일 장중에는 9만19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콘덴싱 온수기와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가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다.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는 물을 데운 후 따뜻한 공기를 공급하는 가정 난방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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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든 난방기기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신일전자, 파세코, 부스타 등 가정·산업용 난방기기기를 제조하는 업체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인천도시가스, 경동도시가스 등 도시가스 업체 주가도 게걸음이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내릴 수록 난방용 가스 수요가 늘어 관련 업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물가 부담에 따라 4분기 가스요금이 동결될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원무역, 한세실업 등 의류 OEM 업체도 관련주로 언급된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기상청은 11월부터 한파를 예상해 겨울 외투 수요를 중심으로 브랜드사의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원무역 그룹은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호빵을 판매하는 SPC삼립, 감기약을 제조·판매하는 동화약품·광동약품도 관련주로 꼽히지만, 주가 흐름은 저조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파 수혜주가 테마주로서의 힘을 잃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파 수혜주는 장마 테마주, 폭염 테마주처럼 계절성이 강한데, 투자자들이 이 패턴을 여러 차례 겪은 탓에 한파 관련주가 더 이상 테마주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무작정 테마주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계절 관련 기대감이 실제 실적과 연결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라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면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며 "테마에 편승하기보단 기업의 펀더멘털을 확인 후 투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