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콩·옥수수값 하락에 美저장 창고 넘친다 [원자재 포커스]
콩과 옥수수 가격이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올해도 풍년이 들었다. 수확 속도 역시 이례적으로 빨라진 가운데 미국 각지 곡물 창고의 저장 용량이 가득 차고 있다. 미 농무부(USDA)는 올해 옥수수 수확량이 151억9000만 부쉘(옥수수 1부쉘=약 25.4kg)에 달하는 등 역대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 콘벨트 전역에 걸쳐 몇 주간의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작물 성숙을 앞당기면서 지난 13일까지 옥수수 수확 비율이 47%에 달했다. 지난 5년 평균인 3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규모의 대두 수확 역시 같은 날까지 67% 완료됐다. 이는 심각한 가뭄으로 생산이 감소했던 201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중서부 일부 지역에선 밭에서 수확한 옥수수가 창고를 가득 채워, 생산한 곡물을 내리기 위해 기다리는 트럭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아이오와주 셸록의 에탄올 생산업체 POET는 옥수수를 땅에 저장하고 있다.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옥수수와 대두 재고가 2023년 같은 시점보다 각각 29% 더 많은 17억6000만 부쉘, 3억4200만 부쉘(콩 1부쉘=27.2kg)에 달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매실론의 디어필드 곡물 시설  /사진=로이터
미국 오하이오주 매실론의 디어필드 곡물 시설 /사진=로이터
저장고가 가득 찬 것은 농가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곡물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년간의 생산 호조로 저장창고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기상이변과 생산량 감소를 기대한 농부들이 물량을 대거 저장했으나 올해에도 비가 충분히 내리면서 수확량이 증가했다.

올해도 몇 달만 기다리면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곡물을 저장하려는 수요는 늘어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내년 5월물에 비해 부쉘당 22센트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한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이 활발하게 생산과 수출을 늘리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대두 수출국으로 올라섰고, 옥수수는 2위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