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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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의료계 단체들이 "의료 시스템 붕괴 현상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백척간두의 절박한 심정으로 참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반대한다면서 의대생 휴학을 허용하고 의대 입학 정원 논의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의대생-전공의로 이어지는 의료인 양성 시스템 파행과 한국 의료 시스템 붕괴 현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를 위해 백척간두의 절박한 심정으로 여야의정협의체 참여해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협의체에서 의대생 휴학계 허가, 2025년과 2026년 의대 입학정원 논의 및 의사정원 추계 기구 입법화, 의대생 교육 및 전공의 수련 기관 지원,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독립성 보장,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개편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일방적 의대 입학정원 증원 정책으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학업의 자리와 의료 현장을 떠나는 상황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이들은 "그 사이 의료 근간은 크게 흔들렸다"고 했다.

국가와 의료계가 소중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 앞에서 안타까움과 자괴감을 겪어 왔다고도 했다.

이들은 "한국의 의료는 완전한 붕괴의 초입에 들어섰다"며 "의과대학 학생-전공의로 이어지는 의료인 양성 시스템의 장기 중단 사태는 한국 의료 시스템의 되돌릴 수 없는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수백, 수천번의 번민과 숙고 끝에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동안 진행돼 온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분명히 반대한다"며 "올바른 의료를 하겠다는 젊은 의사들의 충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과 환자 건강을 토대로 보면 대한민국 의료의 붕괴를 더 이상 묵과할 수도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의정협의체 참여를 결정한 이유다.

이들은 "이번 결단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정책들이 의료계를 배제한 채 추진되고 있고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너무나 큰 희생을 하고 있는 현실에서 하루라도 빨리 대한민국 의료가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내린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대한 동의가 아닌,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문가의 책임감에서 비롯된 결정"이라고 했다. 협의체에 참여해 정부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