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규 분양 아파트에 수만 명이 몰리며 청약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1순위 청약에는 8만여 명이 몰렸고, 인천 연수구 옥련동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에도 2만 명 가까이 청약했다.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이른바 ‘로또 단지’ 청약이 잇따르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반면 일부 지방 단지는 청약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지와 분양가 등에 따라 지역별로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래미안 송도역 경쟁률 31 대 1…수도권 청약 열기

잠실 청약에 수만 명 ‘우르르’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시행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 307가구 1순위 청약에 8만2487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경쟁률은 268.7 대 1이다. 전날 시행한 특별공급 청약자 3만9478명을 포함해 이틀간 12만1965명이 청약통장을 꺼냈다. 잠실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3개 동, 총 2678가구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43~104㎡ 589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전용 84㎡ 분양가는 18억~19억원 선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보다 낮은 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는 지난달 21억7000만~23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잠실·신천동 일대에 새 아파트 공급이 드문 점을 감안하면 당첨자는 최소 5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에 나선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 611가구 입주자 모집에는 1만8957명이 신청해 경쟁률 31 대 1을 기록했다. 옥련동 송도역세권구역 도시개발사업지 중 처음으로 공급되는 단지다. 3개 블록에 걸쳐 총 254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39층, 6개 동, 1024가구(전용면적 59~101㎡) 규모인 3블록을 우선 공급한다. 1블록과 2블록은 추후 순차적으로 분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는 수인분당선 송도역과 붙어 있다. 송도역에는 인천발 KTX와 월곶판교선 등이 연결될 것으로 전망돼 입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부산과 대전, 울산 등 지방 5개 단지에서는 대부분 1순위 청약자가 모집 가구 수보다 적었다.

입지와 분양가 꼼꼼히 따져야

전문가들은 청약시장에서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수요자가 대거 몰리는 반면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전반적인 주택 수요가 위축되고 매물이 많은 게 청약시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방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계속 쌓이고 있다.

다만 우수한 입지를 갖췄거나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일부 지방 단지는 여전히 수요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달 초 공급된 강원 원주시 무실동 ‘원주역 우미린 더 스카이’의 1·2순위 평균 경쟁률은 12.1 대 1에 달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방은 특정 지역에서 모두 청약이 미달하는 게 아니라 단지별로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아파트 입지와 시세 대비 분양가 등을 꼼꼼히 분석해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