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이 국내 최대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손을 잡았다. 고가 명품으로 쇼핑 영역을 확장하려는 카카오톡과 다채널 전략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SSG닷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이 운영하는 신세계백화점몰이 지난 17일 카카오톡쇼핑에 공식 입점했다. 신세계백화점몰이 외부 채널과 제휴한 건 2016년 네이버 이후 8년 만이다. 7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 등 고가 명품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60만여 종을 카카오쇼핑에서 구매할 수 있다.

그간 SSG닷컴은 신세계백화점몰을 신세계몰 이마트몰과 함께 통합 운영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e커머스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부 제휴를 확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신뢰도가 높은 외부 채널 플랫폼과 적극 손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두 회사는 명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온라인 명품 커머스들이 고전하는 반면 프리미엄 이미지와 신뢰도를 지닌 백화점 온라인몰의 명품 사업은 비교적 굳건하기 때문이다. ‘명품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지난해 말 SSG닷컴은 글로벌 명품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의 신상품을 선보였는데 개당 1000만원의 고가임에도 준비 물량 300개가 완판됐다.

향후 대세가 될 ‘온라인 명품 구매’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현재 10, 20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 시간이 지날수록 온라인 명품 구매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톡이 지난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럭셔리 선물 전문관 ‘럭스(Lux)’를 열고 국내 주요 백화점을 잇달아 입점시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쿠팡도 럭셔리 커머스 ‘R.LUX(알럭스)’를 별도 앱으로 내놨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