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등하고 있다. 세계 정세 불안과 미국 대통령 선거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 영향이다.

"안 산다"던 중국까지 달려들었다…"돈 벌기 쉽네" 환호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선물 가격의 2배를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는 하반기 들어 31.42% 상승했다.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인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도 27.61% 뛰었고, ‘KRX 금현물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ACE KORX 금현물’도 이 기간 22.2% 올랐다.

‘TIGER골드선물(H)’ ‘KODEX골드선물(H)’ ‘TIGER 금은선물’ 등도 15% 넘게 상승해 중국과 바이오 ETF 다음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2755.40달러를 돌파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 거래일인 18일에도 사상 최고가(2730달러)로 마감했다.

금 가격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하, 중동 지정학적 갈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연일 치솟고 있다. 올 들어서만 30% 넘게 급등했다. 금은 채굴이 쉽지 않고 희소성이 높아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대규모 감세 정책이 미국의 재정적자를 확대하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금 수요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글로벌 투자업계는 금 가격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지정학적 불안도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내년 초 금 가격 전망을 기존 온스당 2700달러에서 2900달러로 높여 잡았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금 매입을 공식 중단했던 중국이 런던 장외거래(OTC) 시장에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흥국도 금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고, 금 ETF로의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