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시아 제약사와 역대 최대인 1조7028억원(12억4256만달러) 규모의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미국과 유럽 등의 글로벌 톱20 대형 제약사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한 삼성이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저변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연간 수주도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공시를 통해 아시아 제약사와 1조7028억원(12억4256만달러) 규모의 초대형 CMO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고객사와 제품명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으나 시장에선 일본 제약사의 항체의약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계약 기간은 2037년 12월 31일까지다.

이번 계약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3조5009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 3월 첫 수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아홉 건의 수주를 따냈으며 연간 수주 역시 사상 최대 규모인 4조3618억원을 기록해 연내 5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삼성이 일본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공들이는 이유는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규모는 지난해 75조원에서 2030년 128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삼성은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화이자, 일라이릴리, 로슈, 노바티스 등 미국과 유럽의 17곳을 고객사로 뒀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재팬’에 참가해 “일본에서 10위 안에 드는 제약·바이오 기업 중 5곳과 계약을 체결했거나 계약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 비결은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과 품질, 속도 경쟁력에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인천 송도 5공장은 18만L 규모로,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수준인 총 78만4000L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