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하려는 국내 기업은 현대자동차뿐이 아니다. LG전자는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위해 최근 모건스탠리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CJ대한통운도 인도 계열사 CJ다슬의 상장 예비투자설명서(DRHP)를 제출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공략할 자금을 현지에서 마련하기 위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이달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한다. LG전자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15억달러(약 2조원)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LG전자 인도법인 가치를 130억달러(약 17조9000억원)로 추산했다.

LG전자가 인도법인 상장을 추진하는 건 인도 시장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올 상반기 2조8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1조8151억원)보다 14% 늘었다. 2020년 연간 매출(2조2228억원)과 맞먹는다. 이 추세라면 올해 처음으로 매출 4조원 벽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가전 시장으로 꼽힌다. 세계 인구대국(14억 명)인데 가전제품 보급률이 낮아서다. 지난해 인도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보급률은 각각 38%, 17%, 8%에 그쳤다. 포화 상태인 중국과 달리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CJ대한통운도 인도에서 조달한 자금을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데 쓴다. CJ대한통운은 2017년 인도 물류기업 다슬 지분 50%를 570억원에 사들인 뒤 CJ다슬로 사명을 바꿨다. CJ다슬 매출은 올 상반기 407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 넘게 늘었다. CJ다슬은 이번 상장을 통해 약 550억원을 조달해 물류용 전기차 구매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CJ다슬은 인도 전역에 187개 거점을 뒀다. 3000여 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인도경제백서에 따르면 인도 물류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 이상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선 인도 공략에 적극적인 국내 기업의 현지법인 IPO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