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 2위 입상한 바리톤 김정래 / ⓒ제네바 국제 콩쿠르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 2위 입상한 바리톤 김정래 / ⓒ제네바 국제 콩쿠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대극장에서 열린 제78회 제네바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한국 성악가 김정래(30·바리톤)가 2위 입상으로 상금 1만2000프랑(약 1912만원)을 받게 됐다. 김정래는 2위 입상 이외에도 로즈 마리 위게넹 프라이즈를 포함한 2개의 특별상을 받았다. 로즈 마리 위게넹 프라이즈는 제네바 콩쿠르 사무국이 관리하는 개인 예술 활동 지원 혜택으로 공연이나 음반 제작 활동을 할 경우 제공되는 1만프랑(약 1594만원)의 보조금이다.

3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유일한 남자 성악가였던 김정래는 두 번째 순서로 경연에 임했다. 알레브티나 로페가 지휘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차이콥스키 오페라 <스페이드 왕>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Ya vas lyublyu)'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당신은 이미 승리했습니다(Hai gia vinta la causa)'와 코른골트 오페라 <죽음의 도시>에 나오는 아리아 '나의 그리움 나의 꿈(Mein Sehnen mein Wähnen)을 불렀다.

김정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성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꿈의 무대였던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 파이널 무대에 오른 것이 꿈만 같았는데 2위에 입상해서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이번 경연 과정 동안 발전한 부분을 발판 삼아 유럽 무대에서 인정받는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유학을 나왔는데 병역 특례 혜택이 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해 기분이 묘하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김정래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에서 연광철을 사사하고 스위스 취리히 음대에 재학 중이다. 지난 6월 라트비아에서 열린 제42회 벨베데레 국제 성악 콩쿠르와 2023년 프랑스 마르망드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취리히 오페라극장 소속 영아티스트 프로그램을 수료한 김정래는 2025~2026시즌 스위스 빌(Biel) 솔로투른 오페라 극장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마르첼로 역 데뷔를 준비 중이다.

1939년에 설립된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는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콩쿠르로 매년 개최된다. 피아노, 목관악기, 첼로, 비올라, 현악 4중주, 타악기, 성악 부문이 번갈아 열려 이번 성악 부문 경연은 2016년 이후 8년만에 개최됐다.

올해 성악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파트리카 페티본(소프라노), 아비엘 칸(제네바 극장장), 안드레 콤플로이(스칼라 극장 매니저), 쟌 데네스(바젤 극장 매니저), 소피 데 린트(네덜란드 국립극장장),수잔 마노프(파리국립음악원 교수), 발트라우드 마이어(메조소프라노)등이 참여했다.

제네바 국제 콩쿠르 성악 부문 역대 한국인 입상자로는 테너 국윤종(2위·2007)과 김승직(3위·2016)이 있으며 올해 성악 부문 1위는 스위스 소프라노 첼시 메릴린 주를플뢰가 차지했다. 3위 입상자는 없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