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분양가 상승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인하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인기 역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 R114 자료에 따르면 올 1~9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92%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2022년과 2023년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금리 인하도 현실화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1일 기준금리를 종전 3.5%에서 3.2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내린 것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면서 2021년 8월 0.25%p 인상과 함께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를 3년 2개월만에 마무리하게 됐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서 매수심리 확산에 따른 집값 상승흐름이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분양가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어려움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올 9월 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792만7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7% 급등했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로 환산하면 9억4953만원에 달해 1년보다 1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 수도권 분양시장을 앞에서 이끌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위상 역시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도권 분양단지 중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는 총 25곳으로, 특별공급을 제외한 1만561가구 모집에 총 청약자 63만7500명이 몰려 1순위 평균 60.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단지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이 6.79대 1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10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건설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가 분양가를 끌어올린 상황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집값 상승 전망도 더해지며 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입주 이후 주변 아파트와의 키 맞추기를 통해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