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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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이 가진 만찬 회동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추 원내대표가 대통령실과 용산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별도의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한 대표는 친한계 인사 22명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상황을 공유하며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만찬에는 조경태 송석준 서범수 김예지 김건 김상훈 박정훈 유용원 등 현역 의원 21명과 원외인 김종혁 최고위원이 모였다.

한 대표 맞은 편에 앉은 한 참석자가 추 원내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참석자가 "추경호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밥을 먹는 자리에 간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우리 당의 원내대표가 맞냐"고 성토하며 만찬의 화두가 추 원내대표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참석자는 "추 대표가 하는 게 진짜 말이 안 된다"며 "어떻게 대표가 만났고, 홀대받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자기가 가서 대통령이랑 밥을 먹을 수가 있냐"고 거들었다. 추 원내대표와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원내대표가 용산에만 충성하고 대통령만 쳐다보고 있다고 말하는 등 거의 '성토 자리'였다"며 "다들 마음속으로 분노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의원들의 성토에 대해 별도의 반응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 있었단 한 여당 의원은 "한 대표는 별말을 하지 않고 그냥 불쾌하다는 느낌 정도만 풍겼다"며 "대부분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는 형식이었다"고 했다.

이 외에도 한 대표는 만찬 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결과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참석자는 "이 대표의 재판 결과가 나올 때 국민의힘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민심을 받아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한 대표가 말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