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현금배당, 무효니 다시 돌려주세요' 무슨 사정이길래 [선한결의 회계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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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코스닥 상장사가 약 2년 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주주에 지급을 마친 현금배당 결정을 무효 처리하기로 했다. 국내 상장사가 지급을 마친 현금 배당을 도로 물리는 첫 사례다.
홈센타홀딩스 관계자는 "당사가 2022년 12월16일, 2023년 10월10일, 지난 3월8일 공시했던 현금배당 결정을 정정하기로 했다"며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착오를 발견했고, 이에 따라 다시 계산한 결과 배당 당시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22년 12월 말부터 지난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각각 12억6940만원을 주주들에 현금배당했다. 총 현금배당 액수는 약 38억원이다.
홈센타홀딩스는 작년 별도 기준 매출이 약 358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 가량인 흑자기업이다. 하지만 배당 재원은 상법상 이익잉여금을 기준으로 하게 돼있다. 이익잉여금은 회사가 과거의 순이익에서 배당금과 손실 등을 제외하고 남겨둔 금액을 뜻한다.
홈센타홀딩스는 최근 회계 처리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앞서 배당이 이뤄진 재작년과 작년, 지난 상반기 각각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지난 6월 별도 기준 홈센타홀딩스의 결손금은 약 338억원이다. 앞서 배당이 이뤄졌던 작년과 재작년은 각각 결손금이 약 395억원, 424억원이었다. 상법에 따르면 이 경우 홈센타홀딩스는 배당을 할 수 없다.
홈센타홀딩스 관계자는 "앞서 배당 당시엔 종속기업에 투자한 주식 평가이익 등을 잘못 반영했다는 점을 뒤늦게 확인했다"며 "배당 가능한 금액을 계산할 때 넣어선 안되는 항목을 빼면서 배당 가능 이익 액수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는 최종 결산시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등 주요 수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배당 가능 금액이 없는 상태에서 배당을 한 것은 위법이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지 않은 채 그대로 두면 향후 더 큰 법적 리스크나 회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이때문에 부득이 배당 무효 처리와 함께 주주들에게 반환 청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기업이 주주로부터 배당금을 돌려받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미 받아간 돈에 대해 흔쾌히 환수에 응할 이들이 적을 것이란 얘기다. 원칙적으로는 기업이 주주에 대해 배당무효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을 갖게 되지만, 개별 주주와 법적 다툼까지 가지 않는 한은 실제 환수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홈센타홀딩스 관계자는 "법적으로 소송 등까지에 대해서는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며 "환수 관련 문의를 하는 주주들에게도 자율 판단에 맡기겠다고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에 대해선 기존 배당액을 회수하기로 확답을 받아놓았다"며 "이외엔 자체적으로 재무 상태를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홈센타홀딩스는 지난 15일 주식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하겠다고 공시했다. 오는 11월 25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이를 의결할 예정이다. 발행 주식 수 등엔 변화가 없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자본금이 줄어 배당가능이익을 늘릴 수 있다.
이는 배당 가능이익을 확보하고자 하는 조치라는 게 홈센타홀딩스의 설명이다. 홈센타홀딩스는 "회사의 자산규모 대비 자본금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 액면감액 방식으로 자본감소를 통해 자본구조를 효율화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자본효율성을 강화해 배당 가능이익을 확보하고 더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에 뿌리를 둔 홈센타홀딩스는 레미콘, 아스콘 등 건설장비를 생산한다. 최근엔 지역 건설사 동화주택을 인수하기도 했다. 홈센타홀딩스는 이날 오후 1시10분 기준 전일대비 0.5% 하락한 791원에 거래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이익 계산 오류…배당 돌려주십시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홈센타홀딩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지난 세 차례 현금배당을 무효 처리하기로 의결하고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사과문과 함께 배당 반환 청구 안내문을 발송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도 현금배당 결정 관련 정정공시를 올렸다.홈센타홀딩스 관계자는 "당사가 2022년 12월16일, 2023년 10월10일, 지난 3월8일 공시했던 현금배당 결정을 정정하기로 했다"며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착오를 발견했고, 이에 따라 다시 계산한 결과 배당 당시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22년 12월 말부터 지난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각각 12억6940만원을 주주들에 현금배당했다. 총 현금배당 액수는 약 38억원이다.
홈센타홀딩스는 작년 별도 기준 매출이 약 358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 가량인 흑자기업이다. 하지만 배당 재원은 상법상 이익잉여금을 기준으로 하게 돼있다. 이익잉여금은 회사가 과거의 순이익에서 배당금과 손실 등을 제외하고 남겨둔 금액을 뜻한다.
홈센타홀딩스는 최근 회계 처리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앞서 배당이 이뤄진 재작년과 작년, 지난 상반기 각각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지난 6월 별도 기준 홈센타홀딩스의 결손금은 약 338억원이다. 앞서 배당이 이뤄졌던 작년과 재작년은 각각 결손금이 약 395억원, 424억원이었다. 상법에 따르면 이 경우 홈센타홀딩스는 배당을 할 수 없다.
홈센타홀딩스 관계자는 "앞서 배당 당시엔 종속기업에 투자한 주식 평가이익 등을 잘못 반영했다는 점을 뒤늦게 확인했다"며 "배당 가능한 금액을 계산할 때 넣어선 안되는 항목을 빼면서 배당 가능 이익 액수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는 최종 결산시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등 주요 수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배당 가능 금액이 없는 상태에서 배당을 한 것은 위법이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지 않은 채 그대로 두면 향후 더 큰 법적 리스크나 회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이때문에 부득이 배당 무효 처리와 함께 주주들에게 반환 청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준 돈, 돌려받을 수 있을까…'자율에 맡기겠다'
법조계와 회계업계,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 상장사가 배당금을 지급한 건에 대해 취소 결정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상장사 일부가 배당을 결의한 뒤에 재무상태 악화 등을 근거로 취소한 적이 있었지만 모두 최종 집행은 이뤄지기 전의 일이었다.일각에선 기업이 주주로부터 배당금을 돌려받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미 받아간 돈에 대해 흔쾌히 환수에 응할 이들이 적을 것이란 얘기다. 원칙적으로는 기업이 주주에 대해 배당무효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을 갖게 되지만, 개별 주주와 법적 다툼까지 가지 않는 한은 실제 환수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홈센타홀딩스 관계자는 "법적으로 소송 등까지에 대해서는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며 "환수 관련 문의를 하는 주주들에게도 자율 판단에 맡기겠다고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에 대해선 기존 배당액을 회수하기로 확답을 받아놓았다"며 "이외엔 자체적으로 재무 상태를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홈센타홀딩스는 지난 15일 주식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하겠다고 공시했다. 오는 11월 25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이를 의결할 예정이다. 발행 주식 수 등엔 변화가 없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자본금이 줄어 배당가능이익을 늘릴 수 있다.
이는 배당 가능이익을 확보하고자 하는 조치라는 게 홈센타홀딩스의 설명이다. 홈센타홀딩스는 "회사의 자산규모 대비 자본금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 액면감액 방식으로 자본감소를 통해 자본구조를 효율화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자본효율성을 강화해 배당 가능이익을 확보하고 더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에 뿌리를 둔 홈센타홀딩스는 레미콘, 아스콘 등 건설장비를 생산한다. 최근엔 지역 건설사 동화주택을 인수하기도 했다. 홈센타홀딩스는 이날 오후 1시10분 기준 전일대비 0.5% 하락한 791원에 거래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