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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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가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30분 만에 처방약을 배송한다. 온라인 약국 시장이 확대되고 디지털 헬스케어 부상으로 CVS 월그린 등 전통 약국 체인이 부진한 틈에 월마트가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처방약 당일 배송을 앞세운 아마존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월마트는 미국 어디든 30분 만에 고객의 집으로 처방약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내년 초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이미 아칸소 미주리 뉴욕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등 6개 주에서 시행 중이다.

식료품과 처방약을 한번에 주문해 배송받기를 원하는 고객 요청이 증가함에 따라 2025년까지 49개 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며 내년초 미국 가정의 86% 이상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월마트는 밝혔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 약 4600개 약국을 보유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고객은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약국 배달 주문을 하고 월마트 약국 직원이 고객 담당 의사에게 연락해 전화로 상담할 수 있다는 약관에 동의해야 한다. 톰 워드 월마트 부사장 겸 최고 이커머스 책임자는 “몸이 아프면 필요한 약과 함께 오렌지 주스 등 기분이 나아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의 공격적인 행보와 반대로 전통 약국 체인인 CVS와 월그린은 소비 트렌드 변화, 시장 경쟁 심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의약품 산업 전환 등 영향으로 수년간 상당한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미국 최대 약국 체인인 CVS는 2018~2020년 244개 매장을 없앴고 2021년에는 추가로 900개 매장을 폐쇄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 최근 비용 절감하기 위해 약 2900개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그린 역시 이달 초 2027년까지 약 1200개 매장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CVS와 월그린도 처방약에 대한 당일 자택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소비자 지출 둔화와 낮은 보험금 환급률낮아진 조제 수수료 등으로 타격을 입었다

월마트의 경쟁자이자 아마존도 약국 체인을 위협하고 있다. 아마존은 2주 전에 2025년 미국 20개 도시에 약국을 새로 열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내년 말까지 거의 미국 고객 절반에 당일 처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마존은 2020년 자체 약국을 개설해 프라임 회원에게 처방전을 무료로 2일내 배송을 하고 있다.

한편 월마트 주가는 이날 1.5% 오른 82.02달러에 마감했으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올들어서 주가가 50% 넘게 상승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