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 끝났지만...지분 경쟁 이어질 듯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23일 마감됐다.

고려아연은 이날 장이 끝나며 마무리된 자사주 공개매수전 결과를 검토하고 조만간 공시할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개매수 최종 결과가 집계되면 법적 절차에 맞춰 공시 등의 추후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오는 24∼25일께 공개매수 결과 공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고려아연의 주가는 87만6천원에 마감했다. 공개매수가인 89만원보다 낮다.

고려아연이 이날까지 확보하려는 자사주 공개매수량은 전체주식의 최대 20%에 해당한다. 고려아연이 취득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고, 매수 직후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 가능한 지분은 베인캐피털을 통해 얻은 우호 지분 최대 2.5%다.

최 회장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영풍·MBK 연합의 지분 매입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지난 14일 공개매수를 먼저 끝낸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지분 5.34%를 추가로 확보해 지분율을 38.47%로 높였다.

우호 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3.99%로, 공개매수 결과를 포함하지 않은 상태로는 영풍·MBK 연합(38.47%)보다 지분율이 4.48%포인트 낮다.

베인캐피털과 함께 한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더하면 최 회장 측의 지분율은 최대 36.49%로 높아져 영풍·MBK 연합과의 차이는 2%포인트 안쪽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이 예정한 대로 공개매수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주식 모수가 줄어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의 지분이 모두 늘어나게 된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전체 주식의 10%를 사들여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주식 모수는 2천70만3천283주에서 1천863만2천955주로 줄어들고 영풍·MBK 연합의 지분은 42.74%, 최 회장 측은 베인캐피털 우호 지분까지 합해 40.27%로 각각 높아진다.

공개매수전은 끝났지만 양측이 안정적인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이후에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은 기존 자사주 중 1.4%가량을 활용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털의 우호 지분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의결권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양측의 법적 다툼도 계속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전날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이 있었는지 조사해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