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에서 관람객들이 미국 조비에비에이션의 도심항공교통(UAM) 모형을 타고 비행 체험을 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2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에서 관람객들이 미국 조비에비에이션의 도심항공교통(UAM) 모형을 타고 비행 체험을 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국가와 기업이 자체적인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소버린 인공지능(AI)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은 23일 국내 유일 융합 기술 박람회인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에서 “세계 각국이 자국의 문화적 관점과 가치에 부합하는 AI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 엑스코에서 이날 개막한 FIX는 모빌리티와 로봇, ABB(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미래 기술의 발전을 모색하는 국내 유일무이한 행사다. 전시 행사 자체로도 463개 기업이 2071개 부스로 참가하며 대구전시컨벤션 사상 최대 규모로 열려 혁신기술의 용광로를 방불케 했다. 하 센터장의 기조강연을 들은 한 참가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전문가들이 모두 대구를 찾아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도심항공교통(UAM) 특별관도 마련했다. 새롭게 탄생할 대구경북(TK)신공항의 모습과 곳곳에 들어선 UAM 이착륙장 ‘버티포터’를 갖춘 시의 미래가 공개됐다. 미국 조비에비에이션의 UAM ‘S4’를 본떠 실물 크기로 만든 가로 14m, 전장 7m의 대형 기체를 전시했다. 시민들이 기체에 탑승해 현재 대구공항에서 TK신공항까지 비행하는 과정을 고화질 영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대구시는 UAM 산업을 도시의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 이상용 LG전자연구소장은 “차량 통신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자동차는 집과 사무실 간의 이동 수단에서 공간 경계를 허무는 또 다른 공간이 되고 있다”며 “자동차 개념도 운전 편의와 안전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보모터스, 평화발레오 등의 대구 지역 기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함께 개발 중인 산업통상자원부의 5인승급 미래항공교통(AAM) 상용기체용 전기엔진을 전시했다.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과 테슬라봇,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스페이스모빌리티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토프모빌리티는 관광과 훈련에 투입할 전기 비행기를 선보였다. 로봇 분야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 ABB코리아, 프라운호퍼IML, 베어로보틱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대표 기업들이 참가했다.

FIX는 오는 26일까지 관람객과 전문가를 맞이한다. 콘퍼런스에선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13개국에서 온 81명의 전문가가 신기술 동향을 소개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엔비디아 히어테크놀로지스 로투스, ABB 분야에선 네이버 카카오 아마존웹서비스(AWS) 연사가 강연한다.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한 데니스 홍 미국 UCLA 교수도 참가했다.

대구시는 30개국 200여 개 바이어사가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수출상담회도 열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로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FIX를 미래 시대를 관통하는 혁신기술의 통합 플랫폼이자 글로벌 협력 생태계의 중심으로 가꿔나갈 것”이라며 “대구가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선도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