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닝의 중앙연구소인 설리번파크. 연구인력만 3000명이 넘는다.  코닝 제공
코닝의 중앙연구소인 설리번파크. 연구인력만 3000명이 넘는다. 코닝 제공
코닝이 173년간 사업을 영위한 핵심 비결로는 변함없는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링(RD&E) 투자 철칙이 꼽힌다. 코닝은 전년 매출의 7~8%를 매년 미래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지난해 집행한 R&D 투자금은 2022년 매출 142억달러의 7.5%인 10억76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했다. 투자금 중 80%는 최대 5년 정도 영향을 미치는 중·단기 사업에, 나머지 20%는 장기적 차원에서 핵심 기술과 엔지니어링 플랫폼에 투자한다.

코닝은 전 세계에 걸쳐 총 10곳 이상의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중앙연구소인 설리번파크 내 연구 인력만 3000명이 넘는다. 전체 인력 5만여 명의 약 6%에 해당한다. 코닝은 한국에서도 충남 아산에 연구 및 생산 시설을 운영 중이다. 아산 캠퍼스 생산라인 확충을 위해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제이민 아민 코닝 최고기술책임자(CTO)는 “‘8% 투자’ 원칙 덕분에 산업 및 기술 트렌드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어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방문한 설리번파크에선 차세대 유리 소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플란트 등에 쓰일 생체 유리 등이 대표적인 미래형 제품이다. 신체 조직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코닝의 또 다른 무기는 ‘고객 맞춤형’ 전략이다. 퓨전공법을 비롯한 증기 증착공법, 정밀 성형, 압출 공법 등 4대 독자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제조를 위한 장비 역시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 사용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에서도 우위에 있다. 코닝은 이를 토대로 유리와 관련된 제품이라면 고객이 원하는 크기와 양에 맞춰 제때 경쟁사보다 싸게 공급하고 있다. 일종의 ‘특수 유리 파운드리’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민 CTO는 “재사용(Reuse), 재활용(Repurpose), 재적용(Reapply) 등 3R 전략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코닝)=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