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가 올 3분기(7~9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자 전기차(EV) 시장이 들썩거렸다. EV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테슬라는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는 반면 GM은 꾸준히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GM EV부문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는 소식에 GM 주가는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등했다. GM의 급성장이 테슬라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EV 부문 점유율 확대

주가 급등 이끈 GM 전기차…테슬라엔 악재
22일(현지시간) GM은 3분기 매출이 487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한 매출(446억7000만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조정 후 순이익도 주당 2.98달러로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38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순이익은 9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GM 실적에서 EV 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것에 주목했다. GM이 올해 1~3분기 미국에서 판매한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4%까지 높아졌다. GM 집계 결과 GM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6.5%, 2분기 7.1%, 3분기 9.5%로 꾸준히 상승세다. 반면 시장분석업체 콕스오토모티브가 추산한 테슬라 점유율은 2분기 49.7%를 기록한 것에 이어 3분기 48.2%를 나타내며 두 개 분기 연속 50%를 밑돌았다.

GM은 “경쟁사로부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고, 많은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특히 전기차 부문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GM은 올해 약 2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 및 판매할 계획이다.

GM은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했다. 유럽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 BMW, 스텔란티스, 애스턴마틴 등이 최근 수요 부진을 이유로 연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하향한 것과 대조적이다. 세전 이익도 연초 발표한 120억~130억달러에서 이날 140억~15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또한 내년에는 금리 인하로 차량 구매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 독식 끝나나

그동안 전기차 프리미엄을 독식한 테슬라는 GM의 약진을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 경쟁 격화로 전기차 수요가 점차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은 2021년에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가 2022년 62%, 지난해 31%로 증가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잭스인베스트먼트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이 단기 실적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가 지배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GM의 실적은)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GM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81% 급등한 53.73달러에 마감했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49.04%에 달한다. 포드(-8.63%), 테슬라(-12.26%), 리비안(-50.28%) 등 경쟁사는 물론 S&P500의 같은 기간 상승률(23.37%)을 뛰어넘었다.

한편 23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둔 테슬라 주가는 실적 우려에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 10일 자율주행차(로보택시) 공개 행사 다음 날 8.8% 급락했다가 이후 소폭 올랐지만 17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