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국 노동당을 상대로 ‘불법 외국 선거 기부 및 간섭’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노동당이 이번 대선에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돕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대책위원회는 전날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노동당의 불법 선거 개입과 관련해 공식 고소장을 제출했다. 선대위는 “극좌 노동당은 해리스 부통령의 위험한 자유주의 정책에 영감을 불어넣어 왔다”며 “해리스 캠프는 급진적 정책 부흥을 위해 외국의 영향력을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은 지난주 100여 명의 활동가와 함께 미국을 방문해 대선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캠페인을 조직한 소피아 파텔이 링크트인에 관련 내용을 게시하며 해당 사실이 알려졌다. 활동가들은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 핵심 경합주 공략에 힘을 보탤 예정이었다.

고소장에서 트럼프 측은 이것이 ‘외국으로부터의 기부’에 해당하며, 미국 선거자금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 개혁당 대표 역시 엑스(X)를 통해 “이것은 집권 노동당에 의한 직접적인 선거 간섭이며,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더더욱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FEC가 조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다음달 5일 치러지는 대선 전에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역할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중앙은행의 역할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Fed 의장은 한 달에 한 번 사무실에 나타나 (금리 결정 관련) 동전 던지기를 한다”고 비꼬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봐야 한다”며 “경제학자, 법학자, 컴퓨터공학자 등 수천 명이 열심히 일하고 있고, 매일 열심히 일한다”고 반박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