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내 정치 갈등에 매몰…국제 정세 논의서 뒤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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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前 유엔 사무총장 인터뷰
美·日 지도자 바뀌는 중요한 때
특정인 이름만 외치는 국회 답답
통일은 포기할 수 없는 헌법 가치
'두 국가론' 정치인이 해선 안될 말
美·日 지도자 바뀌는 중요한 때
특정인 이름만 외치는 국회 답답
통일은 포기할 수 없는 헌법 가치
'두 국가론' 정치인이 해선 안될 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 스탠퍼드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최근 한국이 처한 가장 큰 리스크로 ‘여야 대립’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과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는 이날 스탠퍼드대에서 ‘환태평양 지속 가능성 대화’ 콘퍼런스를 열었다.
한국 외교사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반 전 총장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성과를 묻는 말에 한·일 관계 개선을 꼽았다. 두 전임 정부 시절 악화한 한·일 관계가 단순히 양국 관계 악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국 외교의 근간인 한·미 동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봐서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는 지나치게 우호적이었고, 한·일 관계는 너무 안 좋다 보니 미국과도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국은 식민 통치를 겪고도 선진국 반열에 오른 거의 몇 없는 국가인 만큼 한·일 관계를 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야권 일부에서 제기된 ‘영구 분단론’에 대해 “정치인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남북이 통일되지 않을 수 있더라도 통일을 지향한다는 헌법적 가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단일 민족 국가라는 점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총장 재임 시절 최고 성과로 꼽는다.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하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에 구속력 있는 첫 기후 합의였기 때문이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 이사장을 맡은 그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국 정상과 세계 청년들을 만나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팰로앨토=송영찬 특파원/이유정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