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AI 차기 테마로 떠오른 원전株…연말 달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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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잇따라 원전 투자

SMR 부각…두산에너빌리티 12% '껑충'
대통령실 SMR 4개 건설 계획…연말 정책 기대감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전 테마가 인공지능(AI) 섹터에서 반도체 뒤를 이을 차기 주도주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 센터용 전력 확보를 위해 앞다퉈 원자력 에너지 투자에 나서면서다. 원전 재가동과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이 거론되면서 관련 부품이나 설비주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원자력 설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이달 들어 12.2% 올랐다. 이 기간 비에이치아이(37.1%)와 서전기전(18.8%), 우진엔텍(35.2%) 등도 상승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 운영을 위해 원자력발전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국내 원자력 관련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이 AI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소형 모듈 원자로(SMR) 전력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미국 최대 원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20년 전략 구매 계약을 체결했단 소식이 전해졌다.

시장에선 기존 공급망으로는 늘어나는 AI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평가와 함께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나 SMR 건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국내 원전주 중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SMR 분야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미국 최대 SMR 설계업체 뉴스케일파워에 2019년과 2021년 총 1억400만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SMR은 대형 원자력 발전소 대비 차지하는 공간이 작고 송전망이 없어도 설치할 수 있을뿐더러 건설 비용도 적게 들어가는 간다는 장점이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관련 수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SMR 사업의 경쟁력과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발전 기자재 전문 업체 비에이치아이도 국내외 원전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보조기기(BOP) 영역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납품 자격을 갖추고 있다. 과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때 제품을 공급한 이력이 있는 데다가 원자력품질요건이 적용되는 기자재 납품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세가 주목된다.

BOP는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주기기를 제외한 자재 전반을 지칭한다. 비에이치아이가 공급하는 것은 BOP 중 발전소 안전을 위한 설비들이다. 건물 내벽에 설치해 방사능 누출에 대비한 보호판 역할을 하는 격납용 라이너 플레이트(CLP)를 비롯해 관련 제품을 다수 보유 중이다.

정부 정책을 중심으로 원자력발전이 재조명받고 있는 상황 역시 우호적이다. 시장에선 연말로 갈수록 원전주가 주식시장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지난 22일 대통령실은 SMR 4개 건설 계획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SMR은 차세대 성장 동력이자 수출 주력 효자 상품이 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