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퀄컴, 칩설계 라이선스 분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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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계약 위반 혐의로 퀄컴에 '60일후 라이선스 계약 해지' 통보
라이선스 취소시 퀄컴 수십조 매출 제품 판매 중단 우려
라이선스 취소시 퀄컴 수십조 매출 제품 판매 중단 우려
오랜 파트너였던 암 홀딩스와 퀄컴 사이에 칩 설계 라이선스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가열되고 있다. 두 회사의 사업 전략이 변화하면서 양사가 충돌하는 부분이 늘어나는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암 홀딩스는 최근 퀄컴에 아키텍처 라이선스 계약을 60일후 취소한다는 통지를 발송했다. 퀄컴은 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암이 소유한 표준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수억 개의 프로세서를 판매해왔으며 이 프로세서의 대부분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PC에 들어간다.
라이선스가 취소되면 퀄컴은 연 390억달러(53조9,1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직면할 수 있다.
이 소식에 23일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퀄컴(QCOM) 주가는 4% 급락해 1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암 홀딩스(ARM) 주가도 3% 하락했다.
이 대결은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 시장과 반도체 시장 전체에 영향력 있는 두 회사의 재정과 운영을 혼란에 빠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쟁은 암홀딩스가 2022년에 최대 고객중 하나인 퀄컴을 계약 위반 및 상표권 침해로 고소하면서 시작된 법적 다툼이 더 확대된 것이다.
양측은 암 홀딩스의 계약 위반 청구와 퀄컴측의 반소를 해결하기 위한 재판을 진행중이다.
양측 분쟁의 핵심은 퀄컴이 2021년에 인수한 칩설계 스타트업 누비아에 라이선스 계약범위를 확대하느냐 여부와 암이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지 못한 것이다.
퀄컴은 기존 계약이 누비아에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암은 이는 라이선스 위반이라며 누비아 인수 전에 만들어진 누비아 디자인은 파기할 것을 요구해왔다.
누비아가 설계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퀄컴이 HP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판매하는 AI PC의 핵심 구성요소이다. 이번 주 초 퀄컴은 누비아가 설계한 오라이언을 스마트폰에 널리 사용되는 스냅드래곤 칩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누비아의 라이선스는 양측 협상이 결렬된 후 지난 해 2월에 종료됐다.
퀄컴은 모바일 전자 제품의 기반 기술을 많이 보유한 영국 칩설계업체 암홀딩스의 명령어 세트에 의존하고 있다. 명령어 세트는 칩이 운영체제 같은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데 사용되는 기본 컴퓨터 코드이다.
암이 라이선스 종료를 집행하면 퀄컴은 암의 명령어 세트를 사용한 자체 설계를 할 수 없게 된다. 별도로 제품별 계약을 할 수도 있으나 이는 작업의 중복 등으로 설계와 생산 기간을 늘릴 우려가 있다.
두 회사는 스마트폰 산업에서 오랫동안 긴밀한 파트너였으나 새로운 리더십이 취임하면서 점점 더 경쟁자가 되고 있다.
암홀딩스는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레네 하스의 지휘아래 더 완전한 설계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즉 암의 엔지니어링 작업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간 설계 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계약 제조업체로 가져갈 수 있는 설계이다. 이러한 전략 방향 전환은 암의 기술로 자체 최종 칩 설계에 사용해온 퀄컴 같은 기존 고객 사업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
퀄컴 역시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의 지휘아래 암의 설계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설계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또 새로운 분야로 암이 추진중인 컴퓨팅 분야로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두 회사의 기술은 얽혀 있으며 퀄컴이 아직 암과 완전히 결별할 위치에 있지는 못하다.
이에 대해 암 측은 논평을 거부했으나 퀄컴의 대변인은 “법적 절차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보이며, 계약 해지에 대한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퀄컴이 암홀딩스와의 계약에 따라 권리를 확보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암은 2016년 소프트뱅크에 인수돼 소프트뱅크가 여전히 8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일부는 작년 9월에 IPO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암의 고객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암의 설계를 반도체의 기반으로 사용하는 기업과 자체 반도체를 제작하고 암의 명령어 세트만 라이선스를 받는 기업이다.
퀄컴은 라이선스 분쟁이 익숙하다. 이 회사는 모바일 무선 통신의 핵심 부분인 자체 기술에 대한 권리를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판매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퀄컴은 2019년 애플과의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또 약탈적인 라이선스 활동을 사용하고 있다며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소송을 당했으나 퀄컴이 항소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암 홀딩스는 최근 퀄컴에 아키텍처 라이선스 계약을 60일후 취소한다는 통지를 발송했다. 퀄컴은 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암이 소유한 표준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수억 개의 프로세서를 판매해왔으며 이 프로세서의 대부분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PC에 들어간다.
라이선스가 취소되면 퀄컴은 연 390억달러(53조9,1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직면할 수 있다.
이 소식에 23일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퀄컴(QCOM) 주가는 4% 급락해 1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암 홀딩스(ARM) 주가도 3% 하락했다.
이 대결은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 시장과 반도체 시장 전체에 영향력 있는 두 회사의 재정과 운영을 혼란에 빠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쟁은 암홀딩스가 2022년에 최대 고객중 하나인 퀄컴을 계약 위반 및 상표권 침해로 고소하면서 시작된 법적 다툼이 더 확대된 것이다.
양측은 암 홀딩스의 계약 위반 청구와 퀄컴측의 반소를 해결하기 위한 재판을 진행중이다.
양측 분쟁의 핵심은 퀄컴이 2021년에 인수한 칩설계 스타트업 누비아에 라이선스 계약범위를 확대하느냐 여부와 암이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지 못한 것이다.
퀄컴은 기존 계약이 누비아에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암은 이는 라이선스 위반이라며 누비아 인수 전에 만들어진 누비아 디자인은 파기할 것을 요구해왔다.
누비아가 설계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퀄컴이 HP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판매하는 AI PC의 핵심 구성요소이다. 이번 주 초 퀄컴은 누비아가 설계한 오라이언을 스마트폰에 널리 사용되는 스냅드래곤 칩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누비아의 라이선스는 양측 협상이 결렬된 후 지난 해 2월에 종료됐다.
퀄컴은 모바일 전자 제품의 기반 기술을 많이 보유한 영국 칩설계업체 암홀딩스의 명령어 세트에 의존하고 있다. 명령어 세트는 칩이 운영체제 같은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데 사용되는 기본 컴퓨터 코드이다.
암이 라이선스 종료를 집행하면 퀄컴은 암의 명령어 세트를 사용한 자체 설계를 할 수 없게 된다. 별도로 제품별 계약을 할 수도 있으나 이는 작업의 중복 등으로 설계와 생산 기간을 늘릴 우려가 있다.
두 회사는 스마트폰 산업에서 오랫동안 긴밀한 파트너였으나 새로운 리더십이 취임하면서 점점 더 경쟁자가 되고 있다.
암홀딩스는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레네 하스의 지휘아래 더 완전한 설계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즉 암의 엔지니어링 작업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간 설계 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계약 제조업체로 가져갈 수 있는 설계이다. 이러한 전략 방향 전환은 암의 기술로 자체 최종 칩 설계에 사용해온 퀄컴 같은 기존 고객 사업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
퀄컴 역시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의 지휘아래 암의 설계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설계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또 새로운 분야로 암이 추진중인 컴퓨팅 분야로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두 회사의 기술은 얽혀 있으며 퀄컴이 아직 암과 완전히 결별할 위치에 있지는 못하다.
이에 대해 암 측은 논평을 거부했으나 퀄컴의 대변인은 “법적 절차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보이며, 계약 해지에 대한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퀄컴이 암홀딩스와의 계약에 따라 권리를 확보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암은 2016년 소프트뱅크에 인수돼 소프트뱅크가 여전히 8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일부는 작년 9월에 IPO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암의 고객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암의 설계를 반도체의 기반으로 사용하는 기업과 자체 반도체를 제작하고 암의 명령어 세트만 라이선스를 받는 기업이다.
퀄컴은 라이선스 분쟁이 익숙하다. 이 회사는 모바일 무선 통신의 핵심 부분인 자체 기술에 대한 권리를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판매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퀄컴은 2019년 애플과의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또 약탈적인 라이선스 활동을 사용하고 있다며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소송을 당했으나 퀄컴이 항소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