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4.3%면 문제"…구조 나선 테슬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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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 상승세는 23일(미 동부시간)에도 이어졌습니다. 5일 연속입니다. '트럼프 트레이드'(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것으로 보고 금리 상승 등에 베팅하는 것)로 인해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한때 연 4.26%까지 뛴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4.30% 수준에선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했습니다. 그동안 강세장을 뒷받침하던 어닝 등 기업 소식도 23일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스타벅스, 보잉 등은 예상대로 엉망인 실적을 내놓았고, 맥도널드는 햄버거에서 발견된 대장균으로 사망자까지 나온 탓이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16 생산량을 줄였다는 관측 속에 내림세를 보였고, ARM홀딩스는 퀄컴과의 갈등 속에 칩 라이선스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둘 다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엔비디아까지 덩달아 하락하면서 뉴욕 증시는 종일 표류했습니다. 나스닥은 장중 2% 넘게 내리기도 했습니다. 장 마감 뒤 실적 발표가 예정된 테슬라도 정규장에서 1.98% 하락했지만,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내놓은 뒤 시간 외 거래에서 폭등하고 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수익률은 또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4.2%를 금세 뛰어넘었고 오전 10시께 10년물 수익률은 4.26%까지 올랐습니다.
지난 4일 9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뒤 금리는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죠. 경제 데이터가 예상보다 얼마나 좋거나 나쁜지를 측정해서 만드는 시티의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인덱스(Citi Economic Surprise Index, CESI)는 7월 중순에 -40에 가까운 저점에서 오늘 17.5까지 높아졌습니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CEO는 "미 중앙은행(Fed)은 지금 너무 강하게 금리를 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주 3분기 실적 발표 때 "미국 경제는 착륙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었습니다. 최근 '트럼프 트레이드'가 몰리면서 금리 상승세는 가속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의 감세+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재정 적자를 키울 것이란 전망에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대비해 미리 채권을 파는 것이죠.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다우딩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9월 말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를 늘렸다며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서 달러 강세와 장기 국채 금리 상승 등에 베팅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전략가는 ""지난주부터 공화당의 압승 가능성에 대한 아이디어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이미 지속 불가능하다고 보는 재정 적자가 훨씬 더 악화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실효 관세를 1% 높일 때마다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0.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합니다. 트럼프가 공약대로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적 관세, 중국에 대해 60% 관세를 때리면 전체적으로 관세는 15%포인트 높아지고, 근원 PCE 물가는 1.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9월 근원 PCE 물가는 2.7%였는데, 산술적으로는 4.2%까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그보다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봅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연간 4300억 달러 규모에 60% 관세를 매기면 산술적으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9%포인트 이상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효과는 그보다 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관세를 부과하면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관세 충격을 흡수할 수 있고 △소매업체들이 일부를 마진에서 흡수할 수 있으며 △많은 중국 수입품이 소비재가 아니라 중간재나 자본재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일대일로 전가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관세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들 것이고 △수입업자들은 중국을 피해 공급망을 바꿀 것이란 이유도 들었습니다.
어쨌든 시장은 관세에 대해 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채권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죠. 채권 시장 관계자는 "월가 투자자 다수가 트럼프 당선을 점친다. 경합주 상황이 트럼프에게 유리하다. 그래서 대선 전까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10년물 수익률이 4.5%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1일 발표될 10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다면 금리가 또 뛸 수 있다. 그런 뒤 시장은 대선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공화당이 백악관뿐 아니라 의회 상·하원을 모두 가져가는 '레드 스윕'이 나타난다면 금리는 추가로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세까지 더해지면서 국채 발행량이 예상보다 더 증가할 수 있어서다. 그렇지 않다면 금리는 조금 하락할 수 있고, 이후 실제 관세 부과 상황에 연동되어 움직일 수 있다"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연 5%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습니다. BCA리서치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지만, 우리는 10년 수익률이 현재 기준금리 수준(4.75~5%)을 돌파할 경우 듀레이션을 연장할 것(장기물 매수)을 권한다.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뛰어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재가속할 때에만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국채 전망은 대선에 달려 있지만, 트럼프가 승리하더라도 계속되는 채권 매도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때리면 경제 성장에 좋지 않다. 단기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이 가속할 수 있더라도 수익률 상승은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금리가 높아지면 성장에 부정적입니다. 오늘 발표된 9월 주택매매는 전월 대비 1.0% 감소했습니다. 연율로 따져 384만 가구가 거래됐는데요. 이는 세계 금융 위기 직후인 2010년 이후 가장 느린 속도입니다. 부족한 공급, 높은 주택 가격에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모기지 금리가 주택 매매를 계속 제약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후 1시 미 재무부가 실시한 국채 20년물 경매에서는 발행 금리가 4.590%로 결정됐습니다.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 4.574%보다 1.6bp 높은 수치입니다. 응찰률이 2.59배로 최근 6회 평균 2.64배보다 낮았습니다. 오후 2시 발표된 Fed의 베이지북은 "9월 초 이후 거의 모든 지역에서 경제 활동은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두 지역은 완만한 성장을 보고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직전 베이지북에선 세 개 지역이 성장을 보고했었죠. 노동 시장에 대해선 "고용이 약간 증가했으며,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약간 또는 적당한 성장을 보고했고 나머지 지역은 거의 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보고했다. 많은 지역에서 해고는 제한적이었다"라고 썼습니다. 직전 베이지북에서 다섯 개 지역에서 고용이 성장했었는데, 이번엔 절반 이상(6개)에서 성장세가 나타난 것이죠. 인플레이션과 관련,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 가격이 약간 또는 완만한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둔화하였다"라고 기술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노랜딩' 위험을 높인 최근 뜨거운 데이터와는 달리 경기가 여전히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이번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연착륙 경로에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 활동과 노동 시장이 여전히 약간씩 둔화하고 있으며, 급격한 악화나 강한 가속 위험은 없음을 나타낸다.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은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다. 우리는 Fed가 11월과 12월에 25bp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지만, 12월까지 뜨거운 데이터가 지속한다면 두 번째 금리 인하는 위험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오후 3시 3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3bp 상승한 4.236%, 2년물은 4.1bp 오른 4.078%에 거래됐습니다. 달러는 또 0.3% 상승했고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금리 상승은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아직 본격적인 나쁜 영향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S&P500 지수는 여전히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1.3%가량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요. 골드만삭스는 "역사적으로 10년물 수익률이 2 표준편차 이동한 경우 한 달 동안 증시 수익률은 평균보다 낮아졌다"라면서 "이는 지금 60bp 정도에 해당하며, 이달 들어 50bp 정도 오른 것을 고려할 때 10년물 수익률이 4.30%로 높아진다면 주식에 까다로운 환경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찰스 슈왑은 금리 상승 속도에 주목합니다. 네이선 피터슨 파생상품 이사는 "증시 강세론자들은 강력한 경제 데이터로 인한 것이라면 금리가 높아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주가에 대한 영향은 움직임의 속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 상승 속도가 빠를수록 주식 투자자들은 더 불안해진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5거래일 동안 20bp 올랐고, 그게 이번 주 주식 약세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설립자는 "10년 수익률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형주에 대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역사는 적어도 재정 적자 우려로 인해 금리가 폭등할 것이라는 생각을 단기적으로는 무시하라고 증언한다. 대신, 우리는 더 높은 수익률을 경제 성장이 여전히 견고하고 기업 이익이 향후 분기에 걸쳐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 상승세 외에 어닝 등 기업 관련 소식도 전반적으로 시장에 부담을 줬습니다.
맥도널드(-5.12%)는 햄버거에서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대장균 변종(O157:H7)이 검출됐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 급락했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1일까지 15일간 쿼터파운더 햄버거를 먹은 1명은 사망하고, 49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는 투자 등급을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구겐하임은 "2025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높이려고 생각했지만 10월 달러 강세 및 (대장균 발견에 따른) 매출에 대한 새로운 위험으로 인해 식품 안전 문제에 따른 영향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투자 등급을 낮춘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문제가 회사 측 언급대로 하나의 야채 공급업체에 국한됐다면 이런 유형의 상황에선 그래도 가장 좋은 결과다. 단기적으로 일부 사업 혼란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 사태가 맥도널드의 사업 안정성이나 평판에 대한 중장기적인 위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비중확대' 등급을 유지했습니다.
보잉(-1.79%)은 3분기(7~9월) 61억70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했습니다. 기계공 파업으로 737 맥스 등 상업용 항공기 제작이 중단된 여파입니다. 회사 측은 내년 하반기까지는 현금 흐름이 플러스가 되지 않으리라 예측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자들은 보잉에 대해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코카콜라(-2.07%)의 실적은 월가 추정을 넘었지만, 3분기 중 가격을 10%나 올렸기 때문입니다. 그 여파로 판매량은 1% 감소했습니다. 코카콜라는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하면서도 환율로 인한 역풍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애플(-2.16%)은 아이폰16 생산량을 줄인다는 소식에 3%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대만 KGI증권의 밍치궈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아이폰16 생산 주문을 약 1000만대 줄였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4분기 8000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이는 작년 같은 기간 8400만대에서 줄어든 규모입니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 버라이즌 T모바일 AT&T 등의 언급을 들어도 아이폰16 판매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IT매체 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지난 2월 출시한 '비전 프로' 생산을 대폭 축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퀄컴(-3.80%)과 ARM홀딩스(-6.67%) 주가도 각각 급락했습니다. 블룸버그는 ARM이 최근 퀄컴에 칩 아키텍처 라이선스 계약을 60일 후 취소한다는 통지를 발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퀄컴은 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수억 개의 프로세서를 만들어 판매해왔죠. ARM은 지난 2022년 퀄컴을 계약 위반 및 상표권 침해로 고소하면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이 분쟁이 더 확대된 것입니다. JP모건은 "ARM의 라이선스 취소 통보는 협상 전략으로 보고 있다. 분쟁이 확대되었음에도 결국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두 회사 모두 상당한 매출 손실을 볼 것이기 때문이다. 퀄컴은 2023 회계연도에 ARM 매출의 11%에 이바지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엔비디아도 별다른 이유 없이 2.81% 급락했고, 장 마감 뒤 실적 발표가 예정된 테슬라도 1.98% 하락했습니다. 매그니피선트 7(Mag 7) 모두 하락했는데요. 지난 9월 6일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92%, 나스닥은 1.60% 내렸고요. 다우는 0.96%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9월 초 이후 처음으로 3거래일 연속 내림세입니다. 그리고 공개된 테슬라의 3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장외 거래에서 주가는 한때 12%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조정 EPS: 0.72달러 (예상 0.60달러)
▶매출 : 251억8000만 달러(예상 255억 달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 EPS는 9% 증가했습니다. 매출이 월가 추정보다는 적었지만 가장 중요한 '규제 크레딧을 제외한 자동차 사업의 총마진'이 17.1%로 월가 추정(14.9%)이나 지난 2분기(14.6%)보다 크게 개선됐습니다. 낮아진 원자재 가격 등으로 인해 차량당 생산 비용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설명입니다. 테슬라는 "지속적인 거시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2024년 차량 인도량이 약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투자자들이 기대하던 보다 저렴한 차량(모델 2?)을 내년 상반기까지 출시할 준비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총마진이 흑자로 돌아섰다고도 밝혔습니다. 모닝스타는 "가격이 안정화되고 단위 생산비용이 감소하고 있다. 크레딧을 제외한 자동차 총마진이 17%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테슬라는 실제 인도량이 올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콘퍼런스 콜에서 "저렴한 차량"과 "자율 주행의 등장"으로 인해 내년 차량 성장률이 20~30%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이 자신의 "최상의 추측"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캘리포니아의 일부 직원들이 올해 사용할 수 있는 승차 공유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서비스가 내년에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대중에게 공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테슬라는 미래에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이를 사용할 계획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