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많아도 너무 많다"…'2026년 가격 폭락' 예고 [원자재 포커스]
향후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하면서 2026년부터 초유의 공급 과잉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 LNG 공급이 향후 몇 년간 글로벌 시장을 재편할 것"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역 가스 시장 간 상호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이번 공급 증가는 더욱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RBC캐피털마켓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 세계 LNG 거래량은 2014년 약 240톤에서 지난해 400톤 이상으로 두 배 증가했다. 러시아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의 유럽 공급 중단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의 대부분 국가는 러시아로부터의 PNG 수입을 중단했다. 대신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배로 운송하는 LNG 수입을 늘리기 시작했다. 유럽의 수요 증가에 맞춰 많은 기업이 인프라를 확장하며 LNG 공급을 확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RBC캐피털마켓은 연간 생산할 수 있는 LNG의 총량이 2029년까지 약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에는 미국과 카타르가 글로벌 LNG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또한 많은 기업이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예상되는 소비 증가를 겨냥해 생산 능력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LNG 수요는 연평균 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RBC캐피털마켓은 2026년 공급 과잉이 시작돼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년간 하락세 보인 천연가스 가격.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최근 1년간 하락세 보인 천연가스 가격.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CNBC는 "올해 들어 점점 더 많은 분석가들이 LNG 시장에서 미지근한 수요 증가와 수출 용량의 확대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이러한 공급 물량을 흡수할 만큼 수요가 충분할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마사노리 오다카 리스타드에너지 수석 애널리스트는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은 LNG 부문에서 약세 심리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멕 오닐 우드사이드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LNG 시장은 놀랍도록 안정적"이라며 "중동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공급 차질을 완화할 수 있는 충분한 공급원이 전 세계에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러시아 PNG를 공급하는 기존 5년 계약이 올해 만료될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으로 공급되는 모든 PNG 공급이 중단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로 인해 내년 유럽의 LNG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