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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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글로벌 시장의 전반적 부진에도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확대에 힘입어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 실적을 거뒀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매출 42조9283억원, 영업익 3조5809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으나 영업익은 6.5% 감소했다. 매출은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지만 영업익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 41조27억원, 영업익 3조8218억원의 실적을 올린 바 있다.

매출은 선진 시장 및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판매가 활기를 띠면서 믹스 개선과 가격 인상, 우호적 환율 등의 효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3.7% 오른 1359.4원을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은 북미, 유럽 인센티브 상승 영향으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80.2%를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인건비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0.2%포인트 오른 11.5%로 집계됐다. 아울러 북미 그랜드 싼타페에 대한 선제적인 보증 연장 조치로 약 3200억원의 충당부채 전입액이 발생했다.

그 결과 3분기 영업익은 전년 동기보다 6.5% 감소한 3조5809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 8.3%를 나타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조 3697억원, 3조 2059억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출액은 하이브리드, 제네시스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 판매단가(ASP) 개선 및 우호적 환율 환경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며 "다만 영업익은 북미 지역에서의 선제적 보증 연장 조치에 따른 충당금이 반영돼 전년 동기비 소폭 감소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산업수요 감소로 주요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꾸준한 체질 개선 노력으로 견고한 기초체력을 갖춰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치밀한 내부 진단 및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한 101만1808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량은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 물량 감소에도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확대되면서 1.8% 증가한 16만9901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중국과 유럽의 수요 감소로 전년 대비 4.2% 감소한 84만1907대가 팔렸다. 북미 지역에서는 신형 싼타페와 투싼 부분 변경 모델 인기로 전년 대비 9.3% 증가한 30만319대가 팔렸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19.5% 증가한 20만1849대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으로는 도매 기준 307만5742대를 판매했으며 매출액은 128조6075억원, 영업이익은 11조417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환율 하락, 금리 인하 등 불확실성 증대와 중동·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비우호적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부문별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 △품질 확보 △원가 개선 △판매 효율화 △글로벌 역량 확대 △내부 혁신 △대내외 소통 강화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본격 가동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리더십도 높여 나갈 계획이다. GM(제너럴 모터스), 구글 웨이모와의 협업으로 수소차,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분야에서의 역량도 지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주주 환원을 위한 올해 3분기 배당금을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분기 배당 1500원 대비 33.3% 늘린 금액이다. 회사 측은 "현대차는 적극적이고 투명한 주주환원 정책 확립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목표하고 있다"며 "시장과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반드시 이행하고,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