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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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김건희 여사 측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5년간 대통령 의전과 청와대 행사를 담당했다.

탁 전 비서관은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충분히 신뢰할 만한 사람을 통해 김 여사가 '꼭 한번 만나고 싶다'라는 뜻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김 여사가 연락을 취해온 이'를 묻는 말에 "(메신저가) 굳이 얘기하지 않았지만 뻔하지 않은가, 저를 좋아해서 만날 리는 없지 않은가"라며 대통령실 의전 문제 평가라든가 "혹은 같이 한번 일해 봤으면 좋겠다 이런 취지로 이해했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가 '우리 일을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메시지를 전달해 오진 않았지만 만나자고 할 때 직감적으로 왜 만나자고 하는지 뻔하지 않은가"라며 "저를 만나자고 할 때는 그런 이유겠구나라고 당연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왜 김건희 여사가 의전 문제까지 챙기냐"고 하자 탁 전 비서관은 "김 여사가 챙기지 않는 문제가 있냐, 거의 모든 일을 다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저는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탄 전 비서관은 "저 사람이 어느 정도 일하는지,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지, 개전의 정이 있는지를 볼 때 없지 않으냐. 없는데 만나면 서로 피곤하다"고 거절 이유를 전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와의 이른바 '빈손 만남'에 대해서도 "대통령과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눌 때는 테이블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좌석 배치가 중요하다"면서 "(윤-한 만남은) 면담 내지는 환담에 가깝다고 봐야 되는데 그러려면 테이블과 상관없이 투톱을(대등한 관계처럼 보이게) 앉혔어야 했다. 근데 진짜 거기를 보면 누구 말처럼 취조실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전 정부 시절에 오염수 문제 관련해서 우리 쪽의 어떤 대표가 일본에 갔을 때 (일본측에서) 무슨 허름한 창고 같은 데 데려가서 일자 테이블 놓고 회담하는 장면을 찍은 적이 있다"면서 "(윤-한 면담은) 일본에서 잘하는 연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배석자인 정진석 비서실장을 두곤 '아무 의미가 없는 분'이라면서 "(정 실장이 배석한) 그 사진을 쓰면 안 됐다"고 지적하면서 "같이 있는 쓰리샷을 내보낸 이유는 너희 둘은 같은 레벨이고 나는 대통령이다"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면담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면담 (사진=연합뉴스)
탁 전 비서관은 "한동훈 대표가 24분이나 밖에서 기다린 것은 대통령실이나 한 대표 모두가 의도적이었다"면서 "정상급에 준하는 대통령의 전화통화는 사전에 미리 시간을 맞추기 때문에 그 시간만큼 늦게 불렀으면 될 일이고, 한 대표도 그냥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으면 됐다"고 꼬집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가 늦었다면서 예정된 면담시간보다 24분가량 늦게 파인그라스 앞 잔디마당에 나왔고, 한 대표는 야외에서 서서 기다려 '홀대론'이 제기됐다.

특히 윤 대통령이 테이블에 두 손을 올리고 마치 취조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한 점과 한 대표가 배척해야 한다고 지적한 인물과 함께 찍힌 사진을 대통령실이 제공한 점, 한 대표에게는 제로콜라 한 잔 대접하고 추경호 원내대표를 불러 만찬을 한 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