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하는데…美 은행주 대박 실적, 왜?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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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최근까지 주가 순항 중
골드만 35%, JP모간 34% ↑
S&P500 상승률 웃도는 흐름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행렬
금리 하락기 NIM 축소되지만
경기 호조로 NII 늘어난 덕분
골드만 35%, JP모간 34% ↑
S&P500 상승률 웃도는 흐름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행렬
금리 하락기 NIM 축소되지만
경기 호조로 NII 늘어난 덕분
해외 투자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해외 증시에 대한 최근 이슈, 전문가 견해, 유용한 자료 등 꿀팁을 전합니다.
자본시장은 예상 밖의 상황으로 흘러갈 때가 많습니다. 주가의 등락도 마찬가지고요. 오죽하면 "눈을 가린 원숭이가 신문의 금융면에 다트를 던져 종목을 고르면 전문가가 주의 깊게 고른 것만큼 만큼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마저 나올까요.최근 미국 은행주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주가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미국 은행주는 최근 시장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JP모간, 올들어 S&P500보다 12%P 더 올라
일단 미국 은행주의 주가 흐름을 보죠.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JPM)가 지난 25일(현지시간) 222.3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연초 이후 33.81% 오른 가격입니다. S&P500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21.7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습니다. 최근까지도 이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JP모간체이스의 올 하반기 상승률은 11.20%로,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6.37%)의 약 2배였습니다.다른 미국 은행주도 올들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C)는 연초 이후 26.87% 올랐습니다. 웰스파고(WFC), 골드만삭스(GS), 씨티그룹(C)은 같은 기간 각각 33.50%, 35.43%, 23.44% 상승했습니다. 상승률이 S&P500지수를 최대 약 13%포인트 상회했습니다.
이 덕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은행을 비롯해 각종 미국 금융주를 모아 놓은 '더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 ETF(XLF)'는 연초 이후 25.43% 상승했고, 올 하반기 들어서는 13.84% 올랐습니다. '인베스코 KBW 뱅크 ETF(KBWB)'는 연초 이후 28.78%, 올 하반기에 16.52% 상승했습니다.
올 3분기 이례적 어닝서프라이즈 낸 美 은행주
미국 은행주가 오르는 직접적인 이유는 물론 실적이 잘 나온 덕분입니다. JP모간체이스는 올 3분기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대비 12.6% 많은 128억9800만달러의 순이익을 벌어들였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13.6%), 웰스파고(15.5%), 골드만삭스(23.0%), 씨티그룹(26.8%) 등 다른 은행주도 이 기간 컨센서스를 10%포인트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도 긍정적입니다. JP모간체이스의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는 6개월 전 466억7000만달러, 3개월 전 528억1900만달러(+13.2%), 540억5000만달러(+2.3%) 등으로 점차 높아졌습니다. 최근 실적 추정치는 지난해 대비 9.1% 높습니다.
지난 7월 정도까지만 해도 순이자마진(NIM) 축소에 따른 은행주 조정 전망이 나왔고 이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경기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활기를 띠는 최근 상황이 금융주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NIM 축소의 영향을 경기 호조에 따른 은행 수요 증가가 모두 만회하고도 남는 상황이라는 얘기입니다.
은행 찾는 기업 많아져…"NII 증가로 실적 개선"
이런 관측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배런스는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의 엔진이 다시 가동되면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기사에서 "시장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기업 경영자들이 새로운 대출을 받는데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런 상황이 투자은행에게 막대한 수익을 쥐여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는 지난 16일 '모건스탠리가 기업과 거래를 많이 함에 따라 수익이 예상치를 초과했다' 기사에서 "기업의 채권 발행, 신규 상장(IPO), 합병이 많아지면서 월스트리트 은행들의 수익이 급증했다"며 "은행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이 지난 2년간의 침체를 딛고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국내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도 올 3분기 실적 시즌 뒤 비슷한 전망을 내고 있습니다. 김재우 삼성증권 금융·소비재팀장은 지난 17일 낸 '미국 은행 3Q 실적 시사점: NII 우려 완화가 최대 수확' 보고서에서 "지난 3분기 실적을 보면 상당수 미국 은행에서 순이자수입(NII)이 반등했고, 은행의 조달 금리가 하락하면서 NIM의 축소 속도가 크게 둔화했다"며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은 과거와 달리 은행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