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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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있는 한국 떠나자"…'TSMC 효과' 대만은 순유입세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가 부진하면서 외국인의 ‘코리아 패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대만은 대장주 TSMC가 실적으로 우려를 씻어내면서 외국인 자금 순유입 추세로 돌아섰지만,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의 약세가 길어지자 순매도세가 계속되는 추세다.


25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9월26일~10월 23일) 대만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 14억5000만달러(약 2조139억원)어치가 순유입됐다. 직전 한 달 동안까지만 하더라도 31억3000만달러(약 4조3463억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9월26일~10월 23일) 한국 주식을 2조6159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지난 8월 이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14조12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셀코리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겨울론'과 중국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집중 등 비슷한 악재를 겪고 있는데도 외국인들이 유독 한국 증시에는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두 나라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TSMC가 정반대의 성적을 내면서 증시의 희비가 엇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대장주’ TSMC는 깜짝 실적 발표로 업황 우려를 잠재우면서 외국인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24일까지 TSMC의 외국인 지분율은 73.59%에서 73.86%로 늘었다. 외국인들이 약 2조원이 넘게 순매수한 셈이다. TSMC는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58% 증가한 111억6200만달러(약 15조273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삼성전자 외국인지분율은 같은 기간 동안 56.02%에서 52.93%로 급감했다. 외국인은 지난 9월 초부터 3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33거래일간 매도 규모는 12조3954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3분기 9조원대 영업이익으로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주주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냈다.

주가는 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25일 5만5900원에 마감했다. 8거래일 연속 5만원대에 머물며 5만전자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과도하게 내려간 측면이 있다"면서도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국내 대표 종목이기 때문에 장기간 부진하게 되면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 자체가 떨어질지 우려된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