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의 시선·안은미의 열정·조성진의 손짓·사진, 속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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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문화의 달' 스페셜 사진전
김용호 작가의 '한국 문화를 빛낸 거장들'
박찬욱과 함께 매화 사진
백남준 옆엔 반가사유상
인물들 이미지 바로 옆에
자연·오브제 이미지 병치
숨겨진 사연을 간접 표현
조성진, 24시간 밀착 기록
사진으로 찍은 다큐멘터리
안무가 안은미 등 표정 집중
예술적 정체성 강렬히 전달
김용호 작가의 '한국 문화를 빛낸 거장들'
박찬욱과 함께 매화 사진
백남준 옆엔 반가사유상
인물들 이미지 바로 옆에
자연·오브제 이미지 병치
숨겨진 사연을 간접 표현
조성진, 24시간 밀착 기록
사진으로 찍은 다큐멘터리
안무가 안은미 등 표정 집중
예술적 정체성 강렬히 전달


이 작품은 사진작가 김용호가 2005년 미국 뉴욕에서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을 만나 시간을 보내며 촬영한 사진들이다. ‘백남준 휠체어 레벨 아이’라는 제목을 달고 세상에 나온 작품은 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바라보던 백남준의 시선으로 뉴욕의 거리를 기록했다. 사진을 보는 관객도 백남준의 시선으로 세상을 관람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모두 낮게 설치했다. 관객은 구석에 놓인 휠체어를 끌어와 직접 타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를 밀어주기도 하며 백남준이 돼 본다.
김용호는 40년 넘게 예술 사진과 상업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이야기를 창조해온 사진작가다. 그는 일상 속 경험과 기억을 사진에 결합하며 ‘포토랭귀지’라는 새로운 사진 장르를 개척한 인물로도 잘 알려졌다. 박서보, 백남준, 정명훈 등 거장들의 인물 사진부터 현대자동차 기계를 담은 산업 사진까지 경계를 허물며 카메라 렌즈를 들이댄다.
패션, 광고, 인물사진은 물론 무의식과 초현실적 세계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독특한 사진은 기업과 예술계에서 모두 사랑받고 있다. 구찌가 사진전을 열기 위해 가장 먼저 김용호를 찾아간 것도 그의 사진 세계가 가진 매력 때문이다.
인물 표정에 집중한 대형 연작도 벽 하나를 가득 메웠다. 안무가 안은미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희로애락애오욕’이 그것이다. 한국 사회 속, 예술을 통해 다양한 계층과 만나 온 그가 내면에 축적한 다양한 감정을 폭발시킨 작업이다. 얼굴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을 넘어 안은미가 가진 예술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전달한다.



바로 옆에는 조성진을 세계 최고의 자리에까지 올려놓은 ‘손가락’ 사진들이 놓였다. 어둠 속 허공에서 마치 피아노를 연주하듯 움직이는 손을 포착한 작업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조성진의 음악을 눈으로 볼 수 있게끔 연출했다. 관객은 피아노와 손가락이 만나 만들어내는 현란한 음을 몇 장의 사진을 통해 소리 하나 없이도 느껴볼 수 있다.

구찌가 화려한 파티 대신 사진전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프닝을 찾은 실뱅 꼴라델 구찌코리아 대표의 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꼴라델 대표는 “구찌가 보여준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 그에 대한 경외심을 표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한국 문화의 저변을 넓힌 인물들을 조명하며 한국 관객 및 고객들과 진지하게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전시는 오는 10월 29일까지 이어진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